20대 암환자 급증...학생들 달고 사는 ‘이 음료’ 원인으로 지목됐다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젊은 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20대 환자의 암 발병률은 26% 증가했다. 특히 한국 20~40대 대장암 발병률은 10만 명당 12.9명으로 세계 1위다. 연평균 증가율도 4.2%로 가장 높다.
젊은층에서 암이 급증한 원인으로는 수면 부족, 비만, 활동 부족, 당뇨, 술, 흡연, 환경 오염, 붉은 고기, 서양식 식단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추정만 할 뿐 아직까지도 정확한 원인은 찾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태원 교수는 최근 의사들의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에서 대장암의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의외의 음식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서구화된 식생활, 운동 부족, 비만 모두 대장암에 영향을 미친다고 돼 있다”며 “그런데 또 최근에 ‘가당 음료’에 대해서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당 음료를 먹었을 때 대장암 발병률이 약 2배 정도 늘어난다고 보고돼 있다”며 “젊은 분들이 이런 가당 음료를 끼고 살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버블티, 탄산음료, 에너지 드링크 등이 모두 가당 음료에 속한다. 설탕을 넣어 만든 과일 주스와 시럽이 들어간 커피 음료도 이에 해당한다.
김 교수는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10만명 이상의 간호사들을 장기 추적했는데 에너지 드링크 한 캔을 매일 먹었을 때 젊은 대장암 발생이 약 2배 정도 늘어난다고 보고됐다”며 “특히 중학생, 고등학생 때 이런 가당 음료를 많이 복용했을 때 훨씬 더 올라간다”고 말했다.
가당 음료가 대장암 발병률을 올리는 원인은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이 있다. 음료에 포함된 고농도의 설탕은 혈당을 급격하게 상승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높인다. 인슐린 저항성은 인슐린이 많이 나와도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올라가면 IGF-1(인슐린 유사 성장인자)의 혈액 내 농도가 높아지는데, 이 성장인자가 장 점막을 자극해 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설탕이 많이 들어가 있는 음식이나 음료를 먹었을 때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면 대장암 발생을 촉진한다”며 “외국에서는 젊은 학생들에게 가당 음료를 제한하는 캠페인이 많은데 우리나라는 이런 캠페인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NS를 보면 음식을 먹는 장면들이 너무 많이 나오는데 사회적으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젊은 대장암 환자들은 암이 생겼으리라 생각하지 못해 방치하다가 발견이 늦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혈변이나 배변 습관에 변화가 있어도 과민성 대장 질환으로 생각하고 병원에 가지 않는다”며 “일반적으로 대장암 진단이 4개월에서 6개월 정도 늦다”고 말했다. 그는 “1초만 투자해 변의 색깔이나 모양에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라”면서 “잘 관찰하면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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