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지드래곤을 한 곡에 응집했다. 음악의 반을 차지하는 후렴은 2010년 지디앤탑의 '뻑이가요'와 비슷하고, 가사를 풀어내는 방식은 개인적인 은유로 점철한 7년 전 마지막 EP <권지용>과 닮았다. 내용 면에서는 'Gossip man'이나 '소년이여'처럼 대중의 시선에 대한 답을 골자로 잡는다. '나다워서 아름답다'는 결론을 내며 비관적이던 전작과 차이를 주었다. '빅뱅 세대'가 이 곡을 반길만한 충분한 이유다.
힘찬 재도약을 가능하게 한 건 지드래곤 작법의 존속이다. 오래 몸담은 YG를 떠나 외부 프로듀서와 작업하면서 둔탁한 베이스 중심의 과거 곡들보다 한결 가벼워졌다. 긍정적인 가사에 맞는 진취적이고 신나는 비트가 짜였다. 익숙하지 않은 바탕 위에서도 선 굵은 프리 코러스 멜로디, 중독성 있는 랩과 더블링은 그가 만든 정품임을 인증한다. 언제나처럼 당당함을 잃지 않고 청중에게 인사를 건넨다.
다음 앨범을 위한 주춧돌로는 좋은 곡이다. 하지만 88개월만의 복귀치고는 놀라움보단 반가움이 더 컸다. 지드래곤을 접했던 사람들은 기꺼이 공감할 수 있으나 빅뱅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았던 이들에게도 어필할지는 의문이다. 곡 자체가 그의 과거부터 최근까지를 개괄하며 짚고 넘어가는 데 의의가 있기 때문. 서사가 누적되며 진입장벽이 쌓이는 히어로 시리즈물과 같은 결과다. 매력 있는 지드래곤의 캐릭터를 알아가기 위해 거쳐야 할 단계가 많지만 알면 알수록 곱씹기 좋다.
이슈 지드래곤 'Power' 이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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