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사건 수사·공판에 접근할 기회 없어"
法, 검찰청법 5조 엄격히 해석해 퇴정명령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재판부가 퇴정명령한 검사의 이의신청을 기각하며 "특정 검사만 특정 사건에 대한 공판과 수사를 주도하고 있다"며 검사의 직무대리 관행을 지적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허용구)는 최근 퇴정명령 조치에 A검사가 이의신청하자 기각 결정을 내리고 서울중앙지검장과 서울고검장 등에 결정문을 발송했다.
재판장은 "A검사는 부산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다시 1일 직무대리 발령을 통해 그 관할구역을 무려 3곳의 검찰청으로 더 확장시켰는데 이는 소속 검찰청의 관할구역에서 직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한 검찰청법 제5조를 무력화 또는 형해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또 "부산지검 소속 A검사가 다른 검찰청 5곳의 공판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직무대리 규정을 남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중앙지검, 서울고검, 수원고검, 성남지청에도 많은 검사들이 있고, 많은 수의 공판검사들이 각자 해당 법원에서 공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직관이라는 명목으로 소수의 특정 검사들이 특정 사건에 대한 수사와 공판을 주도하는 반면, 일반 대다수 검사들은 그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반 대다수 검사들이 주요 사건) 수사와 공판에 접근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과연 위와 같은 직무대리 발령이 검찰근무 규칙 제4조에서 정한 '직무수행상 필요하고 또한 부득이한 경우에 한하여', '그 관할에 속하는 검찰청의 검사 상호간에'라는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검사들의 주장과 소명만으로는 위 요건을 충족하기 부족해 보인다. 또 관행이 불법이라면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해당 재판장은 지난 11일 공판기일에서 직무대리 발령은 검찰청법 제5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돼 위법하다며 A검사에 대해 퇴정을 명령했다. 이에 반발한 나머지 검사 4명 역시 잇따라 퇴정했고 이날 재판은 50분 만에 파행되며 공전했다.
검찰청법 5조는 검사는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속 검찰청의 관할구역에서 근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수사에 필요한 경우 관할 구역이 아닌 곳에서 근무할 수 있다. 검찰청법이 원칙적으로 관할구역 근무를 정하고 있어 규정상 직무대리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재판장의 취지다.
A검사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2022년 9월 기소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맡았던 수사 검사다. 현재는 부산지검 소속으로, 지난해 9월부터 직무대리 검사로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하면서 이 사건 공판기일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로 '1일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공판에 참여해 왔다.
대검찰청은 전날 직무대리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다며 지휘체계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대검은 "특정 지방검찰청에 사회적 이목을 끄는 중요 사건이 발생해 인력 보강이 필요하더라도 검찰총장은 다른청 소속 검사를 수사 또는 공판 업무에 투입할 수 없다는 부당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장한지 기자(hanz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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