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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개발자는 주 52시간제 예외해야 삼성이 잘된다?···여당 ‘반도체특별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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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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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연구개발(R&D) 종사자에게 주 52시간제 예외를 적용하는 반도체특별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 등에 밀린 이유는 연구개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전제가 깔린 것이다. 한국은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동시간이 가장 길고, 현행법으로도 탄력근무제 등으로 이미 주 80시간 노동을 허용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이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특히 근본적으로 여당 법안은 삼성전자 경영진의 전략 실패를 노동자들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은 신상품 또는 신기술의 연구개발 노동자에게 당사자 간 합의를 거쳐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근무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의 엔비디아 노동자들은 주 7일, 심지어 새벽 2시까지 근무한다는 ‘비교’ 논리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 11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과 만나 “집중적인 R&D가 필요한 영역에서 근로시간을 통제해놓으니 효율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는 것 같다”며 “그런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호응했다.

재계는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 collar exemption)’을 도입하자고 요구해왔다. 미국에서 시행 중인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연봉 10만7432달러(약 1억5000만원)가 넘는 고소득 노동자에게 주 40시간 초과 노동에 대해 연장근로수당 1.5배를 적용하지 않는 제도다. 미국에서 법정 노동시간은 주 40시간이지만 노동시간 상한 규제가 없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장은 “경총 입장에선 법정 노동시간 한도를 피하면서도 장시간 노동에 대해 가산임금 1.5배를 주지 않아도 되는 일타쌍피가 된다”고 말했다.

202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노동시간. 한국은 1901시간, 미국은 1804시간, OECD 회원국 평균은 1746시간. OECD 제공

202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노동시간. 한국은 1901시간, 미국은 1804시간, OECD 회원국 평균은 1746시간. OECD 제공

노동계와 학계는 연구개발 인력이 주 52시간제에 묶여서 반도체산업이 부진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한국은 지금도 장시간 노동 국가다. OECD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1901시간으로 미국의 1804시간보다 많다. 현행법만으로도 선택근로시간제·탄력근무제·재량근로시간제 등을 활용하면 주 80시간, 혹은 무제한 노동이 가능하다.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엔비디아의 경우, 보상 체계가 달라 노동시간만으로 따지기엔 무리다. 블룸버그는 지난 8월 엔비디아 노동자를 ‘황금 수갑(golden handcuffs)’을 찬 신세라며 장시간 노동을 견딜 수 있는 이유로 높은 보상 체계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4년에 걸쳐 회사 주식을 나눠주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주식을 다 받기까지 퇴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CNN은 이같은 노동자 쥐어짜기가 지속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장시간 노동이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연구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17년 ‘근로시간 단축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OECD 회원국의 취업자 1인당 연간 평균 근로시간과 근로시간당 부가가치 산출(GDP) 관계는 뚜렷한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 노동시간이 짧은 국가일수록 노동생산성이 높다는 뜻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근로시간 단축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OECD 회원국의 취업자 1인당 연간 평균 근로시간과 근로시간당 부가가치 산출(GDP) 관계를 살펴보면 뚜렷한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은 ‘근로시간 단축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OECD 회원국의 취업자 1인당 연간 평균 근로시간과 근로시간당 부가가치 산출(GDP) 관계를 살펴보면 뚜렷한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즉 노동시간이 짧은 국가일수록 노동생산성이 높다.

테크기업의 노동시간과 영업이익률은 상관이 없다는 자료도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교육프로그렘 제공업체인 ‘풀스택아카데미’는 지난 7월 매출액 기준 미국 500대 기업(포춘 500)을 조사한 결과, 일과 삶의 균형과 영업이익률 간의 명확한 상관관계가 없다고 보고했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들로부터 ‘일과 삶의 균형’이 좋다고 평가받고 영업이익률도 36.69%로 1위였지만, 영업이익률 2위인 미국의 무선통신 연구개발기업 퀄컴은 일과 삶의 균형이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오히려 반도체업계가 노동시간을 줄여야 우수기술인력을 붙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경영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2022년 ‘반도체업체가 인재 영입전을 경쟁 우위로 전환하는 방법’ 보고서에서 “미국에서는 2030년까지 반도체산업 전반에 걸쳐 30만명의 엔지니어와 9만명의 숙련된 기술자가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반도체업계 종사 선호도가 자동차나 빅테크 분야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산업 종사자들은 다른 테크기업이나 자동차 회사 종사자들보다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과 고위 경영진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노동계는 주 52시간제 근무 예외 법안이 반도체업계의 경영실패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 노동자들이 가입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는 지난 12일 “현재 삼성전자가 겪는 반도체 사업의 부진은 경영 실패에 기인한 것”이라며 “SK하이닉스가 현 근로시간제도 하에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그 반증”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는 SK하이닉스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뒤늦게 뛰어들기로 한 경영진의 판단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삼성전자 직원들은 이미 주말 특근과 연장 근무를 강요받고 있다”며 “경영진의 전략 부재와 무능을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332549?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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