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1일 KBS 기자협회는 기자들 요구에 따라 최재현 뉴스룸국장에게 ‘명태균 보도 TF’ 구성을 건의했다. 윤 대통령-명태균씨 통화 음성파일이 처음으로 공개된 전날, KBS ‘뉴스9’의 윤 대통령 녹취 보도 내용과 뉴스 편집을 두고 “참사 수준”이라는 KBS 기자들의 비판이 나온 뒤였다. 이에 최 국장은 장한식 보도본부장과 명태균 보도 TF 구성을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보도본부 측은 KBS 기자협회에 ‘TF를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취지의 답을 했다고 한다. ‘종편 등은 지역국이 없고, SBS는 지역 민방과 느슨한 협력 체계인데, KBS는 사실 하나의 방송사이기 때문에 창원총국에서 취재하는 게 맞다’는 논리였다. KBS 기자협회는 통합뉴스룸 편집회의에서 지속적으로 TF 구성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해당 의혹이 서울에 있는 정계 인물들까지 확산되고 있기에 창원총국에서만 취재하는 건 한계가 있고, 본사에 있는 정치부 기자들과 협업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더해 12일 KBS 기자가 내놓은 명태균 의혹 관련 단독 보도마저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 6번째 뉴스로 배치돼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뉴스9의 첫 번째 뉴스는 배아줄기세포 이식 관련 소식이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3일 성명을 내어 “간만에 나온 명태균 관련 KBS 단독 보도마저 배아줄기세포에 밀렸다”며 “배아줄기세포 관련 뉴스를 메인뉴스에서 다룬 것은 지상파 3사 메인뉴스 가운데 KBS가 유일하다. 종편으로 넓혀 봐도 해당 소식을 메인 뉴스에서 다룬 방송사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뉴스 편집은 명태균 관련 소식을 어떻게 해서든 탑에 배치하지 않겠다는 KBS 보도국 수뇌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명태균 의혹과 관련해 이를 뒷받침하는 녹취와 문자 등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타사들은 매일 단독을 쏟아 내고 있다. 하지만 KBS는 어떤가. 창원총국 2명의 기자가 고군분투하면 매일 나오는 수사 속보를 따라가는 것조차 힘겨워 하고 있다”고 밝히며 보도국 수뇌부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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