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를 한 개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주가가 최고점에 달한 지난 7월 중순 이후 약 4개월 만에 삼성전자 신용잔액은 두 배가량으로 불었다. 주가가 계속 내리면 반대매매가 쏟아져 추가 하락이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융자잔액은 1조294억원이다. 주가가 연중 최고점을 기록한 7월 11일(종가 8만7600원) 이후 4999억원 늘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8월 이후 하락세를 보였지만 개미들은 오히려 빚을 내면서 매수했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신용융자잔액이 큰 종목인 셀트리온의 전날 기준 신용잔액은 4416억원으로 삼성전자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주가가 좀처럼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삼성전자를 신용매수한 투자자 상당수는 이미 추가 증거금을 납입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통상적으로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에 담보유지비율 140%를 적용하고 있다. 가령 삼성전자를 고점이던 8만7600원에 신용융자로 1000만원, 현금으로 1000만원어치 매수했다면 이날 종가(5만600원) 기준 담보비율은 115.6% 수준에 불과하다. 담보유지비율을 밑돌아 추가 증거금을 납입하지 않는다면 반대매매로 강제청산된다.
삼성전자의 신용융자잔액이 국내 종목 중 가장 큰 만큼 반대매매가 잇달아 나올 경우 증시에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반대매매가 나오면 전날 종가의 하한가로 매도된다.
배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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