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퍼스널리티] '정숙한 세일즈' 김선영, 넘버원 짠한 언니
1,333 7
2024.11.13 15:21
1,333 7
anHlJc

지금 안방극장에서 가장 짠한 언니를 논하자면 단연코 JTBC '정숙한 세일즈'의 서영복(김선영)이다. 자식들을 바라보는 눈빛은 애틋하고, 남편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애달프고, 친구를 향한 미안함은 가련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영복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쓰이다 못해 종종 아프다. 

영복은 '정숙한 세일즈'에서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라는 걸 몸소 보여주는 인물이다. 아이를 넷이나 낳은 만큼 남편 종선(임철수)과 금실이 끝내주지만, 그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한가득이다. 영복은 아이를 줄줄이 낳느라 푹 퍼진 몸에도 남편에게 "마돈나가 따로 없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사랑받는 여자지만, 그 사랑이 남긴 건 가난뿐이라 금실을 천벌이라 생각한다. 중학생인 첫째 딸에게 변변한 책상 하나 놔주지 못해 마음을 끓고, 6명이 단칸방에서 몸을 구겨가며 자야 하는 현실에 때때로 넋을 놓는다. 


영복의 짠함은 9, 10회에서 폭발한다. 빨간 줄 그은 남편이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다가 결국 범죄에 다시 손을 대는데, 하필이면 그 과정에서 영복을 살뜰히 챙겨준 언니 오금희(김성령)의 남편을 차로 치고 만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영복은 절규한다. 영복은 남편에게 "나는 내 새끼 위해 못 할 짓 없어. 이제부터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끝까지 안 들키는 거야"라며 침묵을 지시한다. 그 말을 하는 영복의 얼굴엔 슬픔과 분노, 죄책감과 모성애 갖가지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다.


이보다 짠한 장면은 없을 줄 알았는데, 다음 장면은 더 짠하다. 결국 영복도 그의 남편도 심성이 어질어 끝까지 범죄 사실을 숨기지 못했고, 금희는 배신감에 절연을 선언한다. 하지만 영복은 금희가 아무리 매몰차게 굴어도 다시 찾아가 용서를 구한다. 이때 영복의 입에 나오는 사과의 말은 누구라도 마음 쓰일 수밖에 없을 만큼 애잔하다. 그의 사과는 금희가 "그냥 조금이라도 덜 아팠으면 좋겠"는 하나의 바람으로 "사모님이 저를 티끌 만큼이나도 이해할 구석이 생기면 속이 조금이라도 덜 상할까 싶어서" 찾아갔노라 말한다. 


가냘프게 떨리는 목소리 사이로, 비애를 겹겹이 욱여넣은 영복의 말들은 애처롭다 못해 먹먹하다. 이토록 숨도 못 쉴 만큼 진한 감정선이 폭발했던 이 장면의 탄생은, 오직 김선영이 이를 연기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는 저변의 감정을 온몸으로 껴안은 채, 어디 하나 빈 곳 없이 애잔한 감정을 세밀하게 실어넣는다. 게다가 그것을 현실의 감각으로 지극하게 자신과 인물과 체화해, 이 장면만 스쳐본 시청자라도 단숨에 이입할 수밖에 없는 감탄스러운 경지의 연기를 보여준다.    

'정숙한 세일즈'에서 김선영의 폼은 연기를 잘 한다는 찬사만으로는 부족할 지경이다. 김선영은 깍쟁이 학부모('일타스캔들')나, 얄미운 금수저('그녀의 사생활'), 또 직업적 사명감이 특출난 의사('고요의 바다') 등 작품에 따라 얼굴을 갈아끼며 대중의 찬사를 받는 연기파이지만, 그중에서도 바닥이 드러난 쌀독을 보며 한숨을 내쉬던 '응답하라 1988'의 과부 선영이나, 삶에 더럽게 치이다 못해 몸이 고장 나 버린 '세자매' 희숙과 같은 짠한 면모를 연기할 때 유독 힘이 셌다. 

그것은 "연기에 대한 만족이 없다"라고 밝혔던 김선영의 지난 말처럼, 만족과는 거리가 먼 인물에 다가설 때의 결핍을 탁월하게 파고들 줄 아는 본체의 타고난 DNA가 아닐까. 때문에 지독하게 짠해 보이는 영복은 김선영에 의해 그 구역 넘버원이 됐다. 


https://naver.me/xs3W5AVl

목록 스크랩 (0)
댓글 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한율💛] 숨은 잡티부터 흔적, 톤까지 집중 잡티톤업! #5분에센스패드 ‘한율 달빛유자 패드’ 체험 이벤트 561 11.09 63,305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585,12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374,76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556,816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6,934,77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4 21.08.23 5,231,09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4,212,48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50 20.05.17 4,781,65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2 20.04.30 5,257,95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005,87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52898 기사/뉴스 [단독] '아파트 신드롬' 로제, 유재석 이어 이영지 만난다…'더 시즌즈' 출격 15:34 16
2552897 이슈 강아지 장례식 조의금 얼마나 해야해??.. 15:33 167
2552896 이슈 재평가 받아야하는 무한도전 여성의날 특집 8 15:31 950
2552895 유머 Q : 좀비와 실제로 마주했을 때 어떤 기분? 2 15:28 378
2552894 이슈 키오프 하늘 어릴적 사진......jpg 5 15:28 526
2552893 기사/뉴스 좀비버스2' PD "덱스가 덱스했다, '제1의 육성재·코쿤' 활약" 8 15:28 361
2552892 유머 덬에게 '강정'이라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35 15:27 576
2552891 이슈 컨셉 확실해서 반응 좋은 이번 시즌 그리팅.jpg 4 15:27 918
2552890 이슈 2년을 기다린 복수.jpg 6 15:26 838
2552889 이슈 승헌쓰 이 영상으로 처음 알게 된 사람 많음 2 15:25 538
2552888 이슈 트와이스 미사모 「Identity」퍼포먼스 비디오 CDTV 10월 28일 방영분 2 15:25 139
2552887 정보 1900년대 사람들이 전봇대를 무서워한 이유 6 15:23 1,194
2552886 유머 급한 용달 이사 전문 9 15:23 1,650
2552885 유머 국내 시판용인 신라면보다 더 매운 신라면 변형 라면.jpg 36 15:22 2,459
2552884 이슈 아리아나 그란데랑 친구된 재재.twt 4 15:21 1,034
2552883 유머 후이바오 겁없이 엄마한테 덤볐다가 주르륵 엔딩 🐼🩷 6 15:21 843
2552882 이슈 코리아보드게임즈 어느 게임 리뷰에 1점짜리가 많은 이유 : “완경” 써서 21 15:21 825
2552881 유머 ??? : 에타 키고 놀랐음 ㅠ 조금 당황스럽다잉 96 15:21 6,078
2552880 기사/뉴스 코드 쿤스트, '소식좌' 벗어났다 "73kg 건장해져, 배 나와 걱정" (좀비버스2)[엑's 현장] 11 15:21 1,131
2552879 기사/뉴스 송파 올림픽훼밀리 6620가구로 재건축…84㎡ 조합원 분담금 3.2억 8 15:20 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