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는 건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그리고 이 연기력은 비단 주인공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비중과 상관없이 모두가 제 몫을 할 때 비로소 작품의 완성도가 올라갈 수 있다. 다양한 경험을 쌓은 베테랑 배우들과 달리 신인 배우들이 짧은 순간 강한 임팩트를 남기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김정진, 백선호, 백성철 등의 신예 배우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내며 앞으로를 더 주목하게 만들었다.
김정진, 선악을 넘나드는 매력
배우 김정진은 현재 방영 중인 MBC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와 JTBC '정숙한 세일즈'에 동시에 출연하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두 작품은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됐다. 인상적인 지점은 두 작품 속에서 김정진이 연기하는 인물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김정진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가출팸의 리더이자 모든 살인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최영민 역을 맡았다. 대선배 한석규와의 심문 장면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연기력으로 임팩트를 남긴 김정진은 마지막 최후까지 강렬하게 구현하며 임팩트를 남겼다.
반면 JTBC '정숙한 세일즈'에서는 순수한 시골 청년 엄대근 역을 맡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근은 동네 약국 아르바이트생으로 서울대를 나와 의사로 일하는 사촌들과 비교된다는 이유로 집안 행사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불쌍한 캐릭터다. 그런 대근은 이주리(이세희)와 연애를 시작하며 큰 변화를 맞이한다. 김정진은 숙맥의 향기를 풍기다가도 불도저처럼 돌진하는 대근을 이질감 없이 표현하며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2022년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로 데뷔한 김정진은 그렇게까지 익숙한 얼굴은 아니다. 그래도 2023년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소년시대'를 재미있게 감상했던 시청자들이라면 부여농고 5인방의 리더 양철홍을 연기했던 김정진을 기억할 수도 있다. '소년시대'에서도 잠재력을 보여줬던 김정진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와 '정숙한 세일즈'에서 선악을 넘나드는 연기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한껏 보여줬다.
아이돌 연습생 출신 백선호, 연기력도 합격점
최근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는 배우 백선호의 매력이 눈에 띄었다. 백선호는 서동재(이준혁) 사무실의 막내이자 MZ 검사 성시운 역을 맡았다. 성시운은 열정으로 가득 찬 사회 초년생이지만, 열정에 반비례하는 눈치로 귀여움과 엉뚱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동재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적재적소에 등장하며 서동재와의 찰떡 케미도 자랑했다.
백선호는 씨제스 스튜디오의 보이그룹 공개 연습생 made in cjes(M.I.C) 멤버 출신이다. 과거에는 SM엔터테인먼트와 빅히트 뮤직 소속의 연습생이기도 했다. 백선호는 독보적인 비주얼과 남다른 가창력으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결국 아이돌이 아닌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
2023년 채널A '남과 여'의 장은우 역을 통해 데뷔한 백선호는 최근 CJ ENM 'O'PENing(오프닝) 2024 '수령인'에서 성서준 역으로도 자신의 연기를 선보였다. 백선호는 강약약강의 표본인 성서준 역을 맡아 자기중심적인 인물을 그려내며 첫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직 작품의 수는 많지 않지만, 출연하는 작품에서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배우의 길을 선택한 것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백성철, '이영애 키링남'의 또 다른 모습
ENA '취하는 로맨스'의 백성철 역시 주목해 볼 만 하다.백성철은 토스트 트럭을 타고 전국을 떠도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오찬휘 역을 맡았다. 백성철은 밝고 자유분방하지만 동시에 예의도 가지고 있는 오찬휘를 자신만의 텐션으로 풀어내며 서브 남주다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홀리고 있다.
낭만과 자유를 따르는 오찬휘는 현실적이고 효율을 중시하는 방아름(신도현)과 만나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성격만 보면 상극이지만, 무한한 친화력을 가진 오찬휘는 방아름에게 능청스럽고 엉뚱한 플러팅을 날리며 앞으로의 케미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또한 절친으로 등장하는 채용주(김세정)와의 티키타카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9년 모델로 먼저 데뷔한 백성철은 2021년 카카오TV '아직 낫서른'을 통해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특히 2021년 방송된 JTBC '구경이'에서 이영애의 조수 산타 역을 맡으며 '이영애 키링남'으로 주목받았다. 이후에도 '어쩌다 전원일기', '사랑한다고 말해줘' 등에 출연했던 백성철은 '취하는 로맨스'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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