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창시절에 종종 ‘남자답지 못하다’는 이유로 비난이나 조롱을 들어야 했는데, 이는 공부나 운동과는 무관했다. 오히려 나는 운동을 굉장히 잘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다른 모든 요소보다 선행하여 남성성의 유무를 결정하는 요인은 바로 ‘여성에 대한 성적 선호’였다. 나는 여자 아이돌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게이’라는 의심을 받아야 했으며, 이를 ‘해명’하기 위해 자기들 앞에서 ‘야동’을 보고 자위를 하라는 제안까지 받아야 했다. 아무 맥락도 없이 기회가 있으면 여성과 섹스를 하겠냐는 질문에 무조건 그러겠다고 대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욕을 들어야 했다.
이처럼 ‘야동’을 그저 소비하는 일을 넘어 본인이 ‘야동’을 본다는 사실을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알리며, ‘젊은 여자 선생님’이 있는 곳에서 과시적이고 무례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그러한 것들이 대체로 ‘용자’나 ‘상남자’로 인정받는 경로이기 때문이다. 여성에게 성적으로 모욕감을 느끼게 하면서도 이를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어처구니없게도 남성 동성 사회에서 남성성을 취득하는 지름길이다. 여성을 오직 성적인 대상으로만 봐야 하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성관계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나는 ‘남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게 한국의 남성 동성 사회가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강간문화다. 이러니 남성성이란 참으로 난감한 성질이 아닐 수 없다.
‘여성’ 공유를 통한 형제애의 구축
- 일베의 ‘여친 인증’ 사건은 전혀 새롭지 않다
전문 :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7229462&memberNo=42052963&navigationType=p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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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성의 판별 기준이 체형이나 운동 같은 게 아니라 여자에 대한 성욕이라는 게 신기해서 퍼왔어.
시간이 있으면 전문을 읽는 걸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