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 ‘아파트’ 글로벌서 K팝 위상 높여…한국 MVP는 데이식스”
아모레퍼시픽재단 ‘2025 K-컬처 트렌드 포럼’
“하이브-민희진 갈등, 멀티레이블 체제 성장통”
“로제와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노래를 불러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시대입니다. 이젠 K팝의 수준이 글로벌 눈높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점이죠.”
7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열린 ‘2025K-컬처 트렌드 포럼’의 대중음악 세션에서 조일동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과거와 달라진 한국 대중음악의 위상을 강조했다.
최근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APT.)가 전세계적인 히트를 치면서 K팝뿐만 아니라 한국의 놀이문화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지고 있다.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한국 대중음악의 북미 진출 역사가 길지 않은데 한국 가수가 영어 곡으로 현지 팝가수와 컬래버레이션을 성사하는 것 자체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며 “국내와 글로벌에서의 체감 인기도 비슷하단 점이 돋보이는 성과”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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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 브루노 마스와 듀엣곡 ‘아파트’ 발표. [사진=더블랙레이블]K팝의 글로벌 열풍에 더해 국내에서는 밴드 음악이 인기를 끄는 등 장르적 다양성까지 더해진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대중음악계의 MVP로 밴드 열풍을 이끈 그룹 데이식스를 꼽았다.
김 평론가는 “데이식스는 올해 가장 많은 히트곡을 냈고 역주행 신화를 쓴데다 군백기 동안 오히려 인기가 상승하는 등 여러 기록을 세웠다”며 “좋은 음악과 밴드플레이를 통해 팬들로부터 얻는 신뢰라는 정공법을 택해서 느리지만 큰 성공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고윤화 서울대 연구원은 “클래식계에서도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라커’로 부르는 팬들이 있다”며 “무엇인가를 깨부순다는 락의 정신을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그리워하는 면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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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데이식스.한편 올해 초부터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시끄럽게 한 하이브와 민희진, 뉴진스와의 갈등을 두고 기획사가 멀티레이블 체제로 몸집을 불리면서 겪는 성장통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 기자는 “미국이 음반시장이 유니버설, 소니, 워너 뮤직 3대로 재편됐듯이 성장하는 엔터사에게 멀티레이블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레이블을 이끄는 수장의 의견이 어디까지 들어가느냐 조율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K팝이 점차 시스템화되고 자본 투입의 영역으로 접어들면서 창작물이 아티스트의 것인가 시스템을 만든 프로듀서의 것인가의 문제가 불거지게 됐다”며 “최근 투애니원의 복귀 공연을 보면서 퍼포먼스를 하는 아티스트가 결국 창작물을 책임지는 것이란 생각도 든다”고 했다.
또 내년 키워드로는 ‘K팝의 현지화’과 ‘버추얼 아이돌’이 제시됐다. 최근 하이브를 비롯해 SM, JYP 등 여러 대형 엔터테인먼트에서 해외에서 한국인이 아닌 멤버로 구성된 현지 아이돌을 키워내는 데 주력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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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민희진 전 대표의 어도어 대표직 사임에 대한 심경과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을 향한 작심 발언을 한 뉴진스. 사진=유튜브 캡쳐이번 행사는 아모레퍼시픽재단이 K-컬처 산업 전반에 대해 전망하고자 각계 전문가를 초청해 개최한 행사다. ‘컬처코드연구소’의 기획으로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드라마 및 예능, 웹툰, 영화 총 4개 분야 세션으로 진행됐다.
이번 포럼은 다양한 분야의 학문적 지식 전파의 중요성을 강조한 재단 설립자인 서성환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가고자 기획했다.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장원(粧源) 서성환 회장은 인문학을 포함한 학술 연구의 저변을 넓히고 활성화하기 위해 1973년 아모레퍼시픽재단을 설립했다.
포럼 각 세션에서 발표된 내용을 연구 성과물로 기록해 올해를 결산하고 2025년을 전망하는 공동 저서 ‘K-컬처 트렌드 2025’도 출간할 예정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392906?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