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스타 차한테 혹시 잘못한 게 있으면, 다 용서해
혹시 용서하지 못할 게 있어도 불쌍한 아줌마다.. 생각하고 미스타 차가 나 좀 봐줘
나, 벌받는거같아 아무래도
죄는 내가 지었는데.. 내 자식들이 그 벌을 다 받는거 같아
못난 애미 만난 죄로.. 내 새끼들이 그 벌을 다 받는거 같아
(울컥하지만 누르고 결심을 한다)
...밥 좀 주세요 아줌마 배고파요
(약간 황당해하며)
밥 없어 배고프면 나가서 사 먹고 와
아줌마가 주세요!
아니.. 내가 지금 밥 할 정신이 어디있니?
해주세요, 밥!
오들희, 가스레인지 위에 라면을 끓이고 있다
무혁, 식탁에 앉아 젓가락으로 김치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갑자기 짜증이 치미는)
내가 지금 중환자실에 아들 눕혀놓고 와가지고...
나한테 이러고 싶니 미스타 차!
무혁 앞에 냄비째 끓여진 라면이 놓여 있다
어머니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받아보는 밥상이다
(짜증난 표정으로 무혁을 못마땅하게 노려보며)
뭐해? 배고프다며? 제사 지내?
잘 먹겠습니다...
아휴 내가 정말 도저히 이뻐해줄수가 없어 미스타 차는..
윤아.. 내가 널 눕혀놓고 엄마가 여기서 뭐하고있니...
라면을 먹는데 자꾸만 눈물이 앞을 가린다
애써 참으려 하지만 그래도 흘러내리는 눈물
(문득 신경이 쓰이는)
찬밥이라도 말아 먹을래? 찬밥 줄까?
(Na) 어머니... 다음 세상에서도 꼭 어머니 아들로 태어나겠습니다 그땐 꼭 어머니의 자랑스럽고 착한 아들이 될게요
꾸역꾸역 라면을 먹던 무혁 결국 젓가락을 놓고 만다
무혁, 얼굴을 가리고 거실로 나온다
잘 먹었습니다...
오들희의 모습을 통유리를 통해 보다가 큰절을 한다
(Na) 사랑합니다 어머니 단 한순간도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어요 어머니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주방으로 와서 보는데 라면이 거의 3분의 2가 남았다
뭐야.. 배고프다면서 다 남겼잖아.. 정말 얘는 예뻐해 줄 수가 없어
무혁이 남긴 라면을 개수대에 붓고 설거지를 하는데, 갑자기 자기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그렁해진다
나 왜 이러지?... 왜 이러지 정말.....
(하더니 끅끅 자기도 모르게 울음이 자꾸만 새어 나온다)
결국 어깨를 들썩거리며 흐느껴 우는
(오들희는 차무혁이 자기 친아들이라는걸 모르는 상황)
미안하다, 사랑한다
편성 2004.11.08. ~ 2004.12.28. KBS2
연출 이형민
극본 이경희
출연 소지섭, 임수정, 서지영, 정경호 외
https://youtu.be/nQuUfQB0d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