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 예산을 무려 72%나 삭감했다. 운영비와 처우 개선비는 총 80억8700만원인데, 이 중 예술강사 인건비는 0원이다. 사실상 사업 포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예술강사 지원사업으로 전국 8693개 초·중·고에 5021명의 예술강사가 직접 방문해 수업했다. 국악, 무용, 연극, 영화, 공예, 만화·애니메이션, 디자인, 사진 등 8개 분야다. 이 사업 예산은 국고와 지방비, 지방교육재정으로 편성되는데, 국고의 인건비가 0원이 되면서 지방교육재정에 따라 생사가 달려있다.
그런데 시·도 교육청은 사업 주관이 아니어서 반드시 예산을 편성할 의무가 없다. 만약 교육청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그 피해는 학생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한국은 산이 많고 삼면이 바다여서 두메산골, 외딴 섬에도 학교가 있다. 내년부터 당장 이 사업이 멈추면 격오지에 사는 학생들은 문화예술 자체를 경험하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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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단위 지자체는 문화예술 사교육 시장도 열악하다. 인구 2만명인 전북 무주군에는 학원·교습소가 27곳이 있다. 그중 문화예술 분야는 7곳밖에 되지 않는데, 그마저도 음악, 미술이 전부다. 무주군 학생 수는 초·중·고를 합쳐 1780명인데, 모든 학생이 문화예술교육을 받을 수 없다 치더라도 6개 음악학원과 1개 미술학원에 문화예술교육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이 중단되면 상대적으로 소도시 및 군 단위 지자체 학생들의 피해가 더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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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