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NOW]
작고 앙증맞은 소품에 열광…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에 끌려
상처 아물게 할 심리적 안전지대
독한 사회에서 생존 비결 될 수도
작고 앙증맞은 소품에 열광…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에 끌려
상처 아물게 할 심리적 안전지대
독한 사회에서 생존 비결 될 수도
나의 이름이 곧 제목인 영화가 상영되고, 내 사진으로 만든 이모티콘이 판매 1위에 등극하고, 심지어 해외 팬들이 오직 나를 만나고자 비행기를 타고 찾아오는 정도라면, 해당 인물은 어마어마한 인기 스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누굴까? 바로 대한민국 ‘국민 아기’란 별명이 붙은 판다 푸바오다. 에버랜드에서 태어나 올 4월 중국으로 떠난 푸바오는 여전히 우리 곁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중략)
사람들이 이처럼 다양한 면면을 가진 ‘무해력’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설적이게도 우리 공동체가 그만큼 ‘유해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뜻하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요즘 젊은 세대는 스스로를 ‘긁힌 세대’라고 부른다. 뭔가 자존심이 상했을 때 ‘긁혔다’고 종종 표현한다. 긁히면 상처가 난다. 나에게 해를 끼치지도, 위해를 느끼게 만들지도 않는 무해한 존재들은 어쩌면 우리의 긁힌 상처를 아물게 해 줄 안전지대인 것이다.
무해력 열풍은 일부 젊은 세대들의 작은 취미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이 원하는 무해함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면밀히 탐구할 필요도 있다. 무해한 식품, 무해한 패션, 무해한 마케팅, 무해한 콘텐츠, 무해한 기술 등은 단지 귀엽다는 특성 이외에 새로운 개념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무해력은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비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https://m.news.nate.com/view/20241106n01457?mid=m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