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공시 위반 논란…미공개 실적 추정치 일부 언론에만 알려
기업설명회에선 제시되지 않은 주요 정보…공시 제도 취지 간과 지적
“파운드리·시스템엘에스아이(LSI) 사업부의 적자(1조원 중후반대 추정).”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메모리 사업부 이익은 최대 약 7조원 육박 수준으로 추정”
지난달 31일 오전 8시45분께, 3분기 실적이 막 공시된 시점. 삼성전자는 이런 내용의 ‘참고자료’를 출입기자 일부에게 이메일·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배포했다. 공시 자료나 실적 설명회에선 공개되지 않은 사업부별 실적 ‘추정치’ 등 주요 정보를 선별된 소수에게 알려준 것이다. 삼성 반도체 ‘위기설’이 고조되며 주가가 급락하자 회사가 이를 방어하려다 무리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 반도체의 3분기 영업이익(3조8600억원)이 에스케이(SK)하이닉스(7조300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위기설이 더욱 확산할 조짐이 보이자 여론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은 회사가 공시하지 않은 영업실적 관련 정보를 언론에만 제공하는 경우, 그 내용을 거래소에 먼저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거래소는 해당 회사에 벌점이나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는 그런 자료를 작성해 (언론을 포함해) 외부에 제공한 적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쪽은 “참고용일 뿐 공식 자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116600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