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A씨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알뜰살뜰하게 모아온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대한항공과의 합병 전에 털어내고 싶지만 정작 쓸 곳이 마땅치 않아서다.
A씨는 “마일리지 만료일이 얼마 안남기도 했고 이왕이면 합병 전에 다 사용하고 싶어서 요즘 쇼핑몰 OZ샵에 매일 들어가고 있는데 조금 괜찮다 싶은 상품들은 계속 매진 상태”라며 “최근 제휴처가 크게 줄면서 마땅히 사용할 곳이 없다”고 한숨 쉬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마지막 관문으로 꼽히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이르면 이달 초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넘겨받은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이어 지난달 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취항하며 유럽 4개 노선 이관을 마무리했다.
EC는 티웨이항공의 운항 안전성을 약 한 달간 지켜본 뒤 최종 판단을 내리게 된다. EC 최종 승인 이후 미국 법무부(DOJ)의 심사 역시 이달 안으로 통과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OZ샵 캡처]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이 확정되면 대한항공은 6개월 내에 통합 마일리지 정책을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다만 양사의 마일리지 정책이 다른 만큼 1대1로 통합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에서는 통상 1마일리지당 대한항공은 15원, 아시아나항공은 11~12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1대1 이관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아시아나항공 이용객들은 통합 전 보유 마일리지를 가능한 소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마일리지로 좌석을 구매하는 게 사실상 어려운 데다 사용처도 크게 줄면서 아시아나항공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올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사용되지 않은 잔여 마일리지는 9758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올해 9월을 기점으로 기존 제휴를 맺어왔던 이마트, CGV, 소노호텔앤리조트 등과의 제휴를 중단하면서 마일리지 사용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한 소비자는 “마일리지로 좌석을 구매하는건 하늘의 별따는 것 만큼 어려운데 1년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남는 좌석이 거의 없다”며 “그렇다고 OZ샵에 들어가도 품목이 다양하지 않고 대부분 솔드아웃 상태라 대체 구매가 가능하긴 한건가 싶다”고 하소연했다.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도 합병 전에 부채로 인식되는 마일리지를 최소화하는 게 유리하다. 고객들의 마일리지 촉진을 위해 올해 OZ샵을 오픈하면서 회원들의 편의성을 높였지만 코로나 기간 연장됐던 마일리지 수요가 올해 대거 몰리면서 고객들의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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