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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지옥에서 온 판사' 감독이 밝힌 성공 요인 5가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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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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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지옥에서 온 판사' 박진표 감독이 극의 성공 요인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2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극본 조이수·연출 박진표 이하 '지판사')는 판사의 몸에 들어간 악마 강빛나(박신혜)가 지옥같은 현실에서 인간적인 열혈형사 한다온(김재영)을 만나 죄인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선악공존 사이다액션 판타지 드라마다. 호불호가 갈릴법한 판타지 드라마로 1회 시청률 6.8%(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시작해 6회 이후론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 속 종영했다. 최종회에서는 시즌 2를 암시하는 강빛나의 모습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연출을 맡은 박진표 감독은 최근 진행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시청자들의 많은 응원과 깊은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막바지 후반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방송을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정말 큰 힘이 됐다. 많이 든든했다"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흥행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그는 "사실 일부로라도 흥행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옥에서 온 판사'의 주요 배경과 설정인 지옥과 악마의 죄인 처단이라는 세계관, 판타지가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약간은 생경하실 수 있고 한편으론 약간의 항마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며 "시청자들의 열혈 응원과 사랑에 전 스태프와 배우들은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무사히 종영할 수 있었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 이하 박진표 감독 일문일답 전문 

Q1. '지옥에서 온 판사' 연출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은? 

제가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아무래도 작가님의 훌륭한 기획의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였어요. 사실 제가 '지판사'의 연출을 맡게 된 결정적 계기가 기획의도의 몇 줄이었거든요. '인간이길 포기한 자들에게 교화될 기회를 주기 전에 자신에게 남아있었던 삶의 기회를 빼앗긴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위로가 먼저이길 바란다' 그리고 또 한 줄 '당신이 불편하길 바란다' 였죠. 이 기획의도를 끝까지 잊지 않고 지켜내야 '지판사'가 완성될 수 있다 믿었어요. 모든 답은 대본 안에 있으니 대본을 보고 또 보면서 기본에 충실했고요.

드라마 내적으로는 뉴스에 등장했거나 등장할 법한 사건들. 살인을 저지른 자와 목숨을 빼앗긴 피해자, 처절하게 살아남은 유족들의 아픔, 그리고 재판이 끝나고 시작되는 또 다른 재판과 강력한 처단, 그리고 지옥의 세계관. 인간의 몸에 들어간 악마. 사건을 뒤쫓는 형사. 그들의 금지된 사랑. 점점 인간화되는 악마와 흑화되어 가는 형사. 그들의 관계성과 여러 가지 상황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코미디. 거기에 악마와 악마의 대결까지.

'지판사'에는 이렇게 여러 가지 많은 장르가 혼합되어 있는데요, 이 각각 장르의 특성을 살리면서 그들의 톤을 마치 백화점의 멋지게 포장된 종합 선물세트처럼 어느 하나 튀지 않고 물 흐르듯 한 톤으로 만들어 내보자 라는 게 처음 기획단계부터 마지막 방송이 나갈 때까지 제 숙제였고 고민이었고 끝까지 노력했죠. 외적으로는 고정 주요 등장인물들, 에피소드 인물(특별출연) 포함 40여 명이 넘는 배우들과의 소통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발전시켜 나가는 작업이 가장 중요했고요.

아무도 가보지 않은 지옥의 비주얼과 지옥세계관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vfx와 특수분장, 미술, 소품, 의상, 분장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지옥의 비주얼은 이미 기존의 작품들에서 소비된 느낌은 답습하고 싶지 않았어요. 아주 조금이라도요. 그래서 입구에서부터 지옥의 문을 만들어서(로댕의 지옥의 문을 참조)신곡에 등장하는 문구를 넣었죠.('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바엘(신성록)의 목소리를 입혔고요. 문을 열고 들어서면 신비롭게 맑은 하늘에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빨간 꽃밭이 펼쳐져요. 언제나 꽃길을 걷고 싶은, 인간들 마음속에 품고 있던 욕망을 표현했죠. 그 꽃을 만지는 순간 꽃들이 눈을 뜨고 모든 게 잿더미로 변하면서 땅 밑으로 떨어져요. 지옥의 메인빌딩은 법원인데 현실과 똑같이 존재한다는 느낌으로 구상했어요. 지옥의 사자들이 지키고 있고 현실의 법정과 똑같은 크기의 법정이 존재해요. 지옥의 악마들은 현실세계와 비슷하게 계급이 존재하죠. 그곳에서 지옥 법으로 살인자들을 판결하는 거죠.

현실에서 재판이 끝나고 열리는 악마(빛나)의 재판은 "이제부터 진짜 재판을 시작할게"로 시작해서 "바이알 인페르노(지옥으로!)" 주문을 외우면 빛나의 눈이 보라색으로 변화하면서 단도가 생성되고 처단이 끝나고 죄인(살인자)의 숨이 끊어지면 이마에 게헨나 인장을 찍고 비로소 지옥의 문이 주변에서 생성됩니다. 그리고 영혼이 빨려 들어갑니다. 바로 지옥으로 떨어지는 거죠. 문 정면에는 죄인(살인자)의 얼굴이 차례로 박힙니다. 문이 닫히면 재판 끝!

이처럼 처단의 모든 과정이 vfx와 조명효과, 특수효과, 특수분장, 특수소품, 무술, 드론이 어우러져 밤에 이루어집니다. 드라마의 짝수 회차에서 보이는 7번의 처단 시퀀스는 모든 스태프, 배우들이 초 긴장 상태에서 집중해 촬영되었죠. 그리곤 ’지판사‘ 청소악마 재현, 동주가 출동해 현장을 깨끗하게 정리합니다. 액션은 윤성민, 권태호감독의 책임하에 소품팀이 전력으로 만들어낸(진짜 고생 많았어요) 각종 칼, 창, 활, 총, 망치, 도끼 등을 활용하여 표정과 숨소리, 호흡이 살아있는 액션이라는 콘셉트 하에 리얼하게 연출되었어요. 특히 빛나의 액션은 살아있는 표정에서 시작해서 힘 있는 타격감 위주로 표현했어요.

촬영, 프러덕션 디자인, 조명, 녹음, 무술, 미술, 소품, 분장, 의상, 음악, 믹싱, 편집 등의 분야는 워낙 이 분야 최고의 명성을 가진 전문가들이고 창의적이라서 연출의 하위개념이 아닌 파트너로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한 분만 빠졌어도 삐걱했을 정도로 각자의 분야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주었어요. 제가 그들에게 부탁한 건 딱 한 가지였어요. 연출인 저를 포함해서 최대한 창의적으로 접근하되 배우의 연기나 감정보다 튀지는 말자였어요. 정말 흐뭇한 것은 그들의 노력이 화면에 다 보이고 빠짐없이 들린다는 거예요. 누구 하나 튀지 않고 아주 조화롭게요.

특히, 연출의 시각을 갖춘 박성용 촬영감독과 스케일과 디테일의 마왕 김세영 프러덕션 디자이너, 무한한 상상력의 성형주 시각감독(vfx)과는 프리단계부터 끝까지 마치 한 몸처럼(물론 저만의 생각입니다만) 움직이면서 연출적인 도움까지 받았어요. 최고의 제작사 스튜디오S의 제작시스템(이옥규CP님의 노하우와 판단력, 윤윤선, 권령아PD의 놀라운 추진력, 조연출을 겸했던 천재 조은지 B팀 감독과 조연출 김창환 주수연)도 아주 큰 역할을 했고요. '지판사'의 무사고 종영에 큰 힘이었습니다..

물론 안 물어보셨지만, 굳이 말씀드려 봅니다. 연출인 제가 생각하는 지옥에서 온 판사의 성공(다들 성공이라고 해주시니까) 요인 5가지를 꼽는다면

1. 훌륭한 의도를 가진 좋은 대본 2. 최고의 제작사와 스태프들 3. 박신혜 4. 모든 배우들의 열연. 5. 음악(전창엽 감독의 게헨나와 선미 OST)

그중, 배우 박신혜는 앞서 말씀드린 모든 것을 어깨에 지고 돌격한 뒤 맨 앞에서 시청자들과 만나는 우리의 히어로였어요. 맑고 투명한 큰 눈에서 안광이 발하는 중력 같은 배우예요(흔치 않은). 시청자들을 포함해 우리 모두가 그녀에게 빨려 들어가서 그녀의 세계에서 아주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죠. "나의 세계로 온 걸 환영해"(이 외에도 많지만, 박신혜 배우가 손수 만든 대사랍니다. 포스터에도 메인 카피로 쓰였죠) 다들 이번에 경험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연출인 저 조차도 최후방 모니터에서 디렉팅을 잊은 채 그녀의 연기를 종종 구경하게 되더군요. 부끄럽지만 사실입니다. 그녀는 강빛나였고 유스티티아였지만 제게는 잔 다르크였습니다.

Q2. 박신혜-김재영-김인권-김아영을 비롯한 주요 배우들은 물론 특별출연으로 힘을 실어준 여러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김재영 군은 다온역을 맡을 배우를 찾는 과정 중 만난 배우인데 감독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머리 위로 아우라가 느껴졌어요. 당시 저의 눈을 똑바로 보지 않고 약간은 수줍어하는 표정이었는데 '어?, 귀엽네?' 라고 느끼는 순간 눈이 마주쳤어요. 그때 외로운 늑대같이 굉장한 남자다움이 느껴졌어요. 아시다시피 다온이라는 캐릭터는 어릴 때 가족을 잃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경찰이 되었는데 악마인 빛나를 의심하고 사랑해야 하는 역할이죠. 나중엔 흑화도 되고요. 얼핏 입체적인 캐릭터로 보이지만 그 누가 했어도 정말 어려운 역할이죠. 김재영 특유의 긍정과 발랄함을 잃지 않고 묵묵히 현장을 지켰어요. 아주 성실하게요. 역할 소화도 멋지게 해냈고요. 이제 저도 그의 열혈 팬이 되어 그가 높이 날아오르길 응원합니다.

김인권 배우는 전 국민이 좋아하는 만능연기자니까 저는 희로애락이 담긴 그의 얼굴과 연기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고마웠죠. 사랑스럽고 귀여운 악마니까요. 14부 내내 빛나와 아롱에게 구박만 받고 기죽어 살다가 교회에서 절로 옮겨 들어가서 종 치고 있는 장면은 촬영하면서 저도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김아영 배우는 아주 좋은 눈과 명쾌한 발음을 가진 배우죠. 맑눈광 외에도 선한 눈 살기 있는 눈. 누군가를 추종하는 눈 등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좋은 배우입니다. 처음부터 아롱이로 점찍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 오디션 없이 프러포즈한 배우입니다. 아롱이는 김아영 밖에 없다고. 베나토임을 숨기고 빛나를 추종하는, 그래서 우여곡절이 많은 아롱역을 아주 신박하게 표현해 냈구요. 좋은 배우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그 밖에 함께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동이고 무한한 영광인 김영옥 선생님. 든든하게 현장을 지켜주신 우리의 남능미 선생님. 카리스마 김홍파 선배님. 작은 역인데도 신나게 현장 분위기 이끌어주신 한상진 배우님. 후반부 시청자들을 울리신 3자매 김재화 김혜화 김승화 배우님. 환상 케미 청소팀 이중옥 하경민 배우님. 황천빌라 박지연. 오한결 배우님. 형사팀 정석용 김지훈 박지훈 배우님. 그리고 후반부 악역의 역사를 쓰신 이규한 배우님. 최동구 배우님. 법원팀의 이규회 이미도 김광규 도은하 동효희 배우님 이가연 배우님. 그리고 작은 인연과 작은 분량임에도 흔쾌히 특별출연하신 악마팀 박호산 오나라 신성록 정하담 윤태하 김상우 배우님. 천사 김현목 배우님. 현장 귀염둥이 막내 양희상 아역배우님. 박명신 선배님 정인기 선배님.

악역을 맡아 정말 많이 맞느라 고생하신 박정연 배우님. 맞다 못해 결국 돌아가신(극중에서) 장도하 임세주 양경원 오의식 최대훈 배우님. 피해자와 피해자 유족들로 분했던 강신일 선배님. 원미원 선배님. 이호진, 설유진, 서우승, 이소윤, 김남진, 이승주, 진성민, 황정윤, 남수현, 김한결 배우님 등.

이 중에 단 한 분이라도 빠졌으면 삐걱거렸을 거라는 확신이 들 만큼 다들 온몸으로 온 맘으로 열연해 주셨고

시청자들에 앞서 최전선 가까이서 그들의 연기를 본다는 것 자체가 제겐 특권이자 선물이었고 행운이었습니다.

Q3. '지옥에서 온 판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13부 빛나의 재판, 정태규에게 사형선고를 내리기 전 "결국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억울하게 생명을 잃은 피해자에 대한 애도와 죽음 같은 삶을 살아온 피해유가족에 대한 위로일 것이다. 피해자와 피해유가족이 용서하지 않은 죄는, 법 또한 용서하지 않는다" 빛나와 제작진, 작가, 연출인 저는 결국 이 대사를 하려고 험난한 길을 걸어왔고 이 대사와 함께 14부에서 정태규를 처단한 뒤 고인들을 한 분 한 분 모신 장면에서 '지판사'를 만든 사람들의 마음을 시청자들께 전하고 싶었어요. 시청자들과 제작진, 빛나, 우리 모두가 같은 마음이길 바란 거죠. 그리고 2년 후 우리는 빛나와 함께 그동안의 피해자와 유족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그들은 아주 조금씩 한 발자국 내딛으려 힘을 내고 있어요. '지옥에서 온 판사'는 그런 누군가에게 아주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더불어 빛나가 장난스럽게 아이들에게 말하던 말 "착한 사람은 행복하게 살고 나쁜 사람은 벌 받는 거, 그게 정의야" 이 단순하고 정직한 한마디가 우리 마음속 희망이나 이상, 판타지가 아니고 아주 당연한 현실이 되는 날이 오길 지판사를 만든 제작진은 바라봅니다.

Q4. 쟁쟁한 동시간대 드라마들 사이에서 '지옥에서 온 판사'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진짜 생각보다 경쟁작이 쟁쟁하고 완성도와 화제성이 높은 작품들이 몰렸어요.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전부 시청자분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이죠.

연출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크게 사랑받은 요인은 저희 드라마만의 시원시원한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이다물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박신혜 배우가 연기한 강빛나라는 캐릭터의 매력이 주요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강빛나라는 캐릭터는, 기존 사이다물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안티히어로입니다. 가벼운 형벌을 주어 죄인을 풀어주는 것부터가 어떤 비판점을 시사하고 있는데요. 그러한 안티히어로의 거침없는 언행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아주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더해 박신혜 배우의 열연이 이러한 강빛나 캐릭터의 면모를 더욱 돋보이게 해 준 것 같습니다.

한 줄 결론은 "괴물 같은 배우 박신혜가 신박하고 좋은 대본을 만났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Q5. 첫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느꼈던 소감 

음, 드라마 감독님들을 아주, 더욱 더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1. 일단 뇌용량을 키워야 될 것 같구요. 2. 체력도 더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지판사'가 14부작이니까 영화로 치면 7편 분량의 대본이 머릿속에 들어있어야 하잖아요. 뇌용량 초과로 인해 할 수 없이 패드를 손에 끼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일하는 시간과 기간이 길어서 체력적으로도 대비해서 비교해 보면 3, 4배는 힘들더라. 정신력도 체력이 돼야 나온다던데 앞으로 열심히 운동해야겠다.

그리고 20대 초반, 언젠가 꼭 드라마 연출을 해보리라 했었는데 뒤늦게 꿈을 이뤘다.


http://www.tvdaily.co.kr/read.php3?aid=17307741021731982002&gop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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