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대출로 막대한 빚 떠 안은 광주FC
'이정효 신드롬'과 사상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E) 진출로 창단 15년 만에 세금 먹는 애물단지에서 '광주의 힘'으로 거듭난 프로축구단 광주FC가 2년 연속 은행 대출을 받으며 막대한 빚을 떠안았다.
오는 2030년까지 수십억 원의 빚과 만성 적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K-리그1에서 퇴출당할 처지에 놓이면서 구단주인 광주광역시의 대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FC는 선수단 급여 등 운영 자금이 부족해 최근 은행으로부터 30억 원을 대출받았다.
지난해 은행에서 빌린 24억 원과 이자를 포함하면 광주FC가 갚아야 할 대출금은 55억 원에 달한다.
광주FC는 지난해 말 광주광역시에 추경을 요청했지만 한 푼도 받지 못해 빚을 떠안고 올 시즌을 시작했다.
올해도 빚을 갚기 위해 40억 원의 추경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광주시가 부족한 재원을 이유로 난감해하고 있다.
완전 자본잠식 해소 못하면 K리그 퇴출 위기
문제는 프로축구 연맹이 도입한 K리그 재정 건전화 제도.
구단의 과도한 지출을 막고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하는 것에 중점을 둔 이 제도는, 오는 2030년까지 K리그1 구단에 '완전 자본잠식' 문제를 해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해당 구단은 K리그1에서 뛰지 못하고 K리그2로 강등된다.
프로축구 연맹 관계자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K리그1 라이선스를 취득할 수 없다. 라이선스가 없으면 K리그1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광주FC가 현재 떠안은 빚을 갚지 못하거나, 적자 운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실상 K리그1에서 퇴출당한다는 의미다.
구단은 적자 운영을 막기 위해 내년도 선수단 운영비를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등의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지만 이정효 감독과 선수단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창단 후 최고의 성적을 거둔 감독과 선수들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적자 운영에서 벗어나더라도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자를 포함해 매년 10억 원, 6년 동안 60억 원의 빚을 갚아야 하는 문제가 남는다.
이는 광주시가 지원을 늘리는 것 외에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광주의 힘' 홍보, 강기정 광주시장 결단 내려야
이 때문에 구단주인 광주시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강기정 광주시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KIA 타이거즈의 우승과 함께 광주FC의 성과를 '광주의 힘'이라고 평가하며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소속 홍기월 의원(더불어민주당·동구1)은 "광주시가 외치는 '행복한 스포츠의 도시'라는 구호가 공허하지 않기 위한, '감독과 선수를 팔아 연명하는 광주시 프로축구 구단'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FC 한 서포터즈도 "투자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으며, 성적을 내지 못하는 프로는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없다"며 "사랑받는 광주FC, 존중받는 광주시가 되기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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