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과 비교해 44.6% 관객수 감소
[데일리안 = 류지윤 기자] 한국영화가 가을극장가에 대거 쏟아져 나왔지만 고전하고 있다. '베테랑2' 이후 10월에 개봉한 '대도시의 사랑법', '보통의 가족', '더 킬러', '더러운 돈에 손대지마라',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결혼, 하겠나' 등이 관객들과 만나고 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10월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아마존 활명수'의 미래도 밝지 않다. 개봉 첫 날 4만 9349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 체면은 세웠지만 첫 주말이 되자 '베놈: 라스트댄스'에게 밀려나 2위로 하락했다.
올해 10월 한 달 동안 극장 관객 수는 약 626만 835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30만 6560명에 비해 약 44.6%가 감소했다.
보통 비수기로 여겨지던 10월부터 12월 초 사이에는 대개 기대작들이 개봉을 미루고, 관객 수도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올빼미', '서울의 봄' 등 히트작들이 탄생하면서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이에 올해는 10월 극장가에 어느 때보다 많은 신작들이 개봉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극장가는 활력을 잃은 상태다.
특히 '대도시의 사랑법'과 '보통의 가족'은 탄탄한 연출과 공감 가는 스토리, 배우들의 열연, 사회에 필요한 메시지까지 골고루 갖춰 관객들에게 호평을 얻었지만 흥행으로 가는 길목이 막혔다.
이러한 결과는 영화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여러 관계자들은 "잘 만들어진 영화조차 관객을 모으기 어려운 현실이 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관객들의 관람 패턴이 빠르게 변화하고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극장 관람이 예전처럼 우선시되지 않는 상황이다. 더욱이, 다양한 장르의 한국 신작들이 10월 극장가를 채웠음에도 그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작들이 11월을 앞두고 다시 한 번 희망을 걸고 있다. 대만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청설', 밀실 스릴러 '히든페이스', 오컬트 영화 '사흘' 등 다양한 장르와 색다른 이야기를 담은 신작들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청설'은 홍경, 노윤서, 김민주 주연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20대 청춘들의 로맨스를 그리며 오랜만에 극장가에서 풋풋한 설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히든페이스'는 '인간중독'의 김대우 감독 신작으로 송승헌, 조여정이 다시 만난 작품이다. 이 작품 역시 동명의 스페인 영화를 리메이크작이다. '방자전', '인간중독'를 통해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과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던 김대우 감독의 해석이 기대를 모은다.
'사흘'은 올해 '파묘'의 인기를 이어갈 오컬트 장르로 주목 받고 있다. 무엇보다 2013년 개봉한 '박수건달' 이후 박신양이 11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배우가 아닌 화가로서 그림을 그리는 것에 집중했던 그가 데뷔 첫 오컬트 장르에서 어떤 새로운 얼굴을 꺼낼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11월에도 청춘 로맨스부터 스릴러까지 폭넓은 장르가 포진되어 있는 있지만 극장가의 침체를 뚫고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호평일색을 받은 작품 역시 관객들의 외면을 받는 척박해진 비수기를 코앞에서 확인한 터라, 신작들은 관객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흥행에 대한 부담감과 긴장감을 안고 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119/0002888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