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jnAiB-7_Kik?si=_dOHApeC54e3Pbnq
고 정슬기 씨, 그리고 고 김명규 씨.
쿠팡에서 잇따르는 노동자 사망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불운한 사고였을까요.
쿠팡 물류센터로 출동한 119 기록을 살펴봤더니, 죽음을 예견했던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이미 쿠팡에선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역대급 폭염이 닥친 올여름, 실신 18명, 어지럼증 13명, 마비 경련 10명, 호흡곤란 9명이 발생했습니다.
119가 온열질환으로 적시한 환자만 7명입니다.
그렇게 7월 42명, 8월엔 59명이 쿠팡에서 일하다 119에 실려갔습니다.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대표/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이게 월별로 보면 여름에 엄청나게 특별히 출동 횟수가 많더라고요. 물류센터의 고온 환경이 노동자들에게 굉장히 위험한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1년간의 출동 기록은 더 심각합니다.
사고와 부상,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으로 후송된 노동자는 137명.
실신, 마비, 호흡곤란 등 갑자기 발생한 심혈관계 이상으로 256명이 실려갔습니다.
특히 119 출동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위급 환자만 7명입니다.
[박해철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방 119가 출동했던 사례, 실신 사례 또는 심정지 사례 이런 게 지금까지는 오픈되지 않았습니다.
<쿠팡에서 발생하는 산재 사망, 이게 다라고 보십니까?)>
아니죠. 실은 훨씬 더 많을 거라고 보여집니다."
실제 그랬습니다.
지난 7월 18일 제주에서 심야 배송하던 노동자가 심정지로 후송됐습니다.
몇 시간 뒤 물류센터에선 또 다른 일용직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물류센터 사망 사고는 119 출동 기록에 누락 됐습니다.
자택에서 발생한 고 정슬기 씨의 죽음 역시 쿠팡 119 기록엔 없습니다.
쿠팡에 드러나지 않은 죽음들이 얼마나 더 있는지 아직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한 건의 중대 재해가 발생하기 전에는, 29건의 경미한 사고, 그리고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300번의 위험 상황이 먼저 발생한다.
산업재해 이론인 '하인리히 법칙'은 쿠팡의 또 다른 죽음들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384170?s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