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곡 - 세이킬로스의 비문>
현존 최고(最古)의 온전한 악보
음악은 문명이 시작하기도 전인 선사시대 때부터 인류와 함께 그 오랜 역사를 쌓아 올렸습니다. 이견은 있으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악기로 여겨지는 디우예 바베 플루트(Divje Babe Flute)는 만들어진 추정 시기가 약 5-6만년 사이로 무려 구석기 시대에 동굴 곰의 대퇴골로 만들어진 플루트입니다. 문자가 발명되고 고대의 악보라 불릴만한 기록들도 생겨났는데요. 그중에서도 세이킬로스의 비문이 특별한 이유는 ‘현재까지도 온전히, 곡 전체의 내용이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악보이기 때문입니다.
https://youtu.be/mGfOHoun0OQ
악보를 토대로 재해석하여 만든 곡
Ὅσον ζῇς φαίνου
μηδὲν ὅλως σὺ λυποῦ
πρὸς ὀλίγον ἔστι τὸ ζῆν
τὸ τέλος ὁ χρόνος ἀπαιτεῖ.
생애 빛나기를,
조금의 근심도 필요 없나니,
삶이란 덧없이 존재하고
시간은 그 끝을 청하리라.
- 세이킬로스의 비문 中 -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분들은 어쩌면, 게임 문명에서 들어보셨을 수도 있어요. 인게임내에서 해당 음악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OST가 사용되었거든요. 근 2,000년 가까이 된 음악인데도 개인적으로는 너무 아름답게 느껴져서 한 동안 푹 빠져 있던 기억이 납니다. 삶에 관한 철학이 담겨 있는 가사는 '카르페디엠이'라는 라틴어 격언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곡의 음악적인 해석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골자는 파악이 되어서 위처럼 현대에도 연주가 가능합니다. 해당 악보는 비문, 즉 비석에 적혀있는 것으로 대략 1-2세기 경에 세이킬로스라는 사람이 에우테르페라는 사람을 기리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아마, 사별한 부인이나 돌아가신 어머니로 추측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