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6개월 이상 징역 및 금고형 받으면 '군면제'
1년 이상 집행유예시 4급 보충역 사회복무요원
# 2년 전 상습도박과 성매매 알선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그룹 ‘빅뱅’ 출신 가수 승리는 형이 확정되자마자 군대 전역 조치가 이뤄졌다.
#앞서 2018년엔 같은 그룹 출신 탑이 의경으로 복무하던 중 이전에 마약을 투약한 사실로 집행유예를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편입됐다.
이들은 왜 범죄가 확정되고 현역병에서 면제나 보충역으로 전환됐을까. 병역법 시행령 제136조를 보면 알 수 있다. 현행법상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 등 처벌을 받으면 군 면제에 해당하는 전시근로자로 편입되고, 1년 이상의 집행유예 처벌이 내려지면 보충역인 사회복무요원이 되기 때문이다.
세계일보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실에 의뢰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2024년 전시근로역 편입 현황’ 자료를 보면, 수형으로 인한 전시근로자는 올해 1707명이다. 다시 말해, 징역형이 확정돼 군 면제가 된 비중이 1700명이 넘는단 얘기다. 2020년 1279명, 2021년 1119명, 2022년 1154명, 2023년 1350명에서 올해는 9월말 기준으로도 이미 지난 한해 수치를 뛰어넘었다.
전시근로역은 평시에는 징병되지 않다가 전시에만 소집돼 군사지원업무에 투입되는 인원들을 말한다. 병역판정검사시 1,2,3급을 받으면 현역으로, 그리고 사회복무요원이나 공중보건의 등은 4급 보충역으로, 그 다음이 5급에 해당되는 전시근로역이다. 군면제인 6급인 경우 여성을 제외하고는 거의 받기 힘들기 때문에 5급 전시근로역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실상 군면제라고 보면 된다.
범법자에게 군 면제라는 혜택 아닌 혜택을 주는 이유는 군에서 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폭행이나 살인, 성범죄 등 강력범이 아니라면, 군 복무를 해도 큰 지장이 되지 않는 만큼 범죄 사례에 따라 세밀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제철 부산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는 “범죄의 유형에 따른 차별 없이 모든 범죄에 대해 1년 6개월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건 문제”라며 “예를 들어 음주운전 등 교통범죄로 1년 6개월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충분히 입영해 군복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경우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돼가면서 처벌이 전체적으로 많이 무거워졌고, 청년들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보이스피싱, 인터넷 도박조직 등에 현금수거 등 말단 업무를 하는 방식으로 범죄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변화 흐름에 따라 군면제 기준을 조정하고, 범죄 유형별로 세분화해서 법적용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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