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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일제의 인간 이하 잔혹을 증언하는 경신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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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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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1920)년에 왜병이 내습하여 31명이 살고 있는 촌락을 방화하고 총격을 가하였다. 나도 가옥 9칸과 교회당, 학교가 잿더미로 변한 것을 보고 그것이 사실임을 알았다"라는 진술이 <무장 독립운동 비사>에 실려 있다.

"11월 1일에는 왜군 17명, 왜경 2명, 한인 경찰 1명이 와서 남자들을 모조리 끌어내어 죽인 뒤 (중략) 남은 주민들을 모아 일장연설을 하였다"라는 내용이 이어진다. "나도... 보았다"라는 표현은 저자 채근식이 1920년 당시 만주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채근식의 저서는 "독립운동사 중에서도 만주·중국 지역 무장독립운동사 연구의 필독서이나, 공산주의 계열의 무장운동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은 한계(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를 보여준다.

만주에서 발생한 엄청난 비극 '경신참변'

앞에 인용한 부분은 경신참변( 庚申慘變)의 일부, 그 중에서도 11월 1일 참상 중 한 사건에 관한 기록이다. 경신참변은 간도참변, 간도 대학살, 훈춘 사건 등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럴 만큼 경신참변은 엄청난 사건이었다.

경신참변은 일본군이 1920년 만주를 침략해 간도 거주 한국인을 대량으로 학살한 반인간적 사건이다. 1919년 3ㆍ1운동을 계기로 우리나라 독립군 부대는 압록강과 두만강 인접 남북 국경지대에서 활발한 항일전을 펼쳤다.

독립군 부대는 만주로 망명해 오는 우리나라 청년들을 대상으로 군사 훈련을 실시하고, 나라 안팎에서 모인 동포들의 의연금으로 시베리아의 최신식 무기를 대량 구입해 나날이 전투력이 향상되어갔다.

독립군의 국내 공격을 막고자 일본군 만주 진입

우리나라 독립군 부대는 끊임없이 한ㆍ만 국경을 넘어 국내로 진입, 일본 군경 주둔지와 식민 통치기관을 습격ㆍ파괴하는 일이 빈번해지자 일본은 중국 정부를 위협해 공동으로 독립군 토벌 작전을 감행했다. 그러나 험준한 산악지형과 빽빽한 삼림지대가 많아 일본은 큰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


이에 일본은 정규군 대부대를 만주에 투입해 일거에 한국 독립군을 소탕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일본의 음모를 사전 파악한 독립군은 더욱 깊숙한 곳으로 전술적 후퇴를 했고, 더욱이 청산리 전투에서는 일본군이 대패를 당했다.

청산리 대패 보복으로 한국 민간인 대거 학살

경과가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자 일본은 저들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일본군은 대패를 보복하기 위해 '무차별 한인 학살 작전'을 감행했다. 3, 4개월 동안 수많은 한국 민간인들이 참혹히 죽임을 당했다.

일본군은 한국인 마을을 포위, 습격한 뒤 모든 남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총이나 창으로 학살했고, 부녀자들은 보이는 대로 겁탈하고 살해하였다. 뿐만 아니라, 모든 민가를 소각하고 가축을 약탈함으로써 마을을 폐허로 만들었다.

화룡현 장암동에서는 28명의 기독교인을 세워 놓고 소총 사격 연습의 과녁으로 만들었으며, 연길현 의란구에서는 30여 호의 전 주민을 몰살하고 어떤 4형제를 불타는 가옥 속으로 밀어 넣어 태워 죽이기도 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연길현 와룡동에 거주하는 교사를 붙잡아 얼굴 가죽을 모두 벗기고 두 눈을 빼내어 누구인지 식별할 수도 없게 만들었다. 또, 어린아이를 칼로 찔러 죽이고 시체를 태워 버렸으며 어린 소녀를 폭행한 뒤 죽이는 등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일본은 자신들의 잔인한 만행을 취재하러 온 장덕준(張德俊) 기자도 암살했다. 동아일보의 조사부장 겸 통신부장이던 장 기자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만주로 떠났다. 당시 동아일보는 정간 중이었다.

"신문은 정간 중에 있지만 기자의 활동은 중지할 수 없소. 수많은 동포들이 학살당하고 있는데 언론인이 가만히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지요."

그는 10월 15일 서울을 출발해서 11월 6일 간도에 도착했다. 간도 용정에 도착한 후 여관에 여장을 풀고 일본군사령부로 찾아갔다. 하지만 한국인 학살의 진상을 취재하기 위해 찾아온 한국인 기자에게 일본군 측이 사실을 곧이곧대로 말해줄 리는 없었다.

일본군 측은 "그런 일은 없다. 당신이 원한다면 현장에 함께 가보자.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이나 적당한 시간을 맞추어 보자. 연락할 테니 숙소를 말해주고 돌아가라. "면서 장 기자를 여관으로 돌려보냈다. 그날 밤 장 기자는 찾아온 일본군인들에게 끌려나가 행방불명되었다.

취재하러 온 동아일보 장덕준 기자 암살

일본군은 서양인 선교사들까지 죽이지는 못했다. 일본군의 학살 장면을 목격한 선교사들은 "피 젖은 만주 땅이 바로 저주받은 인간사의 한 페이지"라며 일본의 만행을 세계에 알렸는데, 특히 선교사 마틴(Martin)과 푸트(Foote)는 수기까지 써서 생생하게 입증했다.

1920년 10월 9일에서 11월 5일까지 27일 동안 한국인 3469명이 간도에서 학살되었다. 일본군의 학살은 3, 4개월 계속되었으므로 통계도 잡히지 않은 실제 희생자는 그보다도 훨씬 많아 수 만 명이 될 것이다.

중국은 '난징 대학살'이 일어난 1937년 12월 13일을 국가 추념일로 정해 해마다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왜 일본에 학살당한 '경신 참변'도, 러시아에 학살당한 '자유시 참변'도, 이승만 정권에 학살당한 보도연맹과 국민방위군 사건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냥 흘려보내고 있는 것일까? 이러고도 '나라'인가?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50903?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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