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담비, ‘애프터스쿨’에 이어 ‘뉴이스트’, ‘세븐틴’까지 성공시키며 탄탄대로를 걷던 플레디스는 2020년 당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합병을 선언한다. 연예계 ‘빅딜’. 하이브가 지금의 제국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일본 진출을 미룰 정도로 독립성을 강조했는데, 하이브와 합병했습니다.
“2019년 하이브와 먼저 합병한 쏘스뮤직 소성진 대표가 SM에서 보아 매니저할 때 제 후배였습니다. 소 대표는 SM에서 JYP로 이직하면서 방시혁 의장과도 친했는데요. 어느 날 소 대표가 ‘방 의장이 저를 보고 싶어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만났는데, 되게 매력 있었어요. 사명감도 있고, 꿈도 크고, 호기로웠습니다. ‘진짜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때 방 의장이 ‘같이 합시다’ 했습니다. 당시 빅히트 외에도 많은 인수 제안이 있었지만, 우리 아티스트들을 글로벌로 성장시켜줄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해 받아들였습니다.”
-인수 합병은 성공적이라고 보나요?
“시너지가 잘 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립 운영을 유지하면서, 플랫폼 협력이 잘 됩니다. K팝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산업을 이끄는 ‘리더 컴퍼니’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획사’를 넘어서 ‘콘텐츠 회사’가 필요한 시기랄까요. 플레디스 경영에 가장 큰 분기점이 된 순간도, 세븐틴이 가장 큰 성장세를 이룬 것도 올해입니다. 하이브의 인프라로 많은 사업적 결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최근 방시혁 의장은 ‘K팝 위기론’을 던졌는데요.
“10년 전 누구도, K팝이 이렇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 1위를 하고, 세븐틴이 한 해에 앨범을 1600만장을 팔고, 세계 투어를 하고. 성장과 위기는 늘 함께 옵니다. 경각심을 위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건 건강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아티스트, 스태프들은 진짜 열심히 합니다. 제가 쉬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들이 K팝 시장을 이끈다면 계속 성장하지 않을까요?”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요.
“세븐틴 이후 9년 만에 신인 그룹이 나옵니다. 내년 1월 데뷔 예정이고, 팀명은 ‘TWS(투어스·TWENTY FOUR SEVEN WITH US)’. 모든 순간을 함께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세븐틴 후배 그룹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부끄럽지 않은 팀이 돼야 했으니까요. 잠재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모일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실력·비주얼·성격 등에서 기대감을 충족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획사 대표란 어떤 자리인가요.
“욕먹는 자리입니다(웃음). 리스크가 큰 사업이고요. 어떠한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내색하지 않는 게 필요합니다. 아티스트는 각자가 가진 개성과 영혼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사람입니다. 그들이 가진 본연의 것을 끌어낼 수 있도록 가장 어울리는 길을 찾아주는 것이 제 일이라 생각해요. 유행은 시시각각 변하고, 음악 산업은 경쟁이 늘 치열하지만, 대체 불가능한 아티스트들은 언제나 사랑받습니다.”
‘플레디스’란 아티스트들이 모여 밤하늘의 은하를 만든다는 뜻이다. 한성수 창업자는 “그렇게 ‘오래, 함께, 높이’ 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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