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조미은 씨는 "지한이가 언제 집에 오려나 매일 기다리다 보니 2년을 기다린 지도 몰랐다"며 글을 시작했습니다.
조 씨는 "저는 매일 그렇듯 새벽 내내 울다가 잠든 줄도 모른 채 마지막 눈물이 까슬까슬 두껍게 껍데기가 되어 눈을 덮어, 손으로 하나하나 뜯어내며 몸을 일으킨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지한이와 이별한 그날 이후 저는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어제가 무슨 요일이었는지 내일이 무슨 요일인지 모른다"며 "의욕도 미래도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조 씨는 이어 "2022년 10월 29일 전에는 아무 노력 없이도 아들을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두 눈을 세게 감고 깜깜하고 깊은 수면 속으로 빠져들어가야만 1년에 한두 번 가까스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며 "그마저도 이제는 꿈에서도 만나지 못하는 날들이 길어져 하루하루를 불안감과 깊은 슬픔에 빠져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씨는 특히 이 글에서 당시 피해자들의 처참한 상황을 묘사하며 "참사로 사망한 159명의 청년을 별처럼 아름답게만 기억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날의 아비규환은 구조를 기다리며 마지막 숨을 쉬기 위해 셔츠 깃에 피를 토하던 순간들"이라며 "이런 159명의 처참한 죽음이 있었다는 걸 기억하지 않고서는 참사를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겁니다.
조 씨는 "이것이 어찌 그날 운이 없었던 159명 청년들의 안타까운 죽음으로만, 아름다운 별로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야 한단 말이냐"며 "이태원의 그날 밤은 학살처럼 참혹한 현장이었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어 "사랑하는 우리 아들 지한아, 아주 많이 사랑한다"며 "이태원 그 골목으로 엄마가 만나러 갈게"라고 글을 맺었습니다.
곽동건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383611?sid=102
https://www.instagram.com/p/DBtHsxOvNax/?utm_source=ig_web_copy_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