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애도 기간…산체스 총리 "여러분 버리지 않겠다"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의 데 라 토레에서 주민들이 홍수로 인해 떠밀려오거나 뒤집힌 차들 옆을 지나가고 있다. 2024.10.30.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권진영 기자 = 스페인 동부에서 30일(현지시간) 1년 치 비가 8시간 동안 쏟아지는 물 폭탄에 최소 62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수백명이 두 개의 고속도로에 갇혀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구조 당국이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초부터 스페인에 폭우와 강풍이 몰아치면서 발렌시아 동부와 안달루시아 남부 지역에 홍수가 발생했다. 스페인 기상청은 지난 29일, 해당 지역에 8시간 동안 491㎜의 폭우가 쏟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 치 강우량이 폭탄처럼 쏟아진 것이다.
발렌시아 지역의 응급 구조대는 X에서 6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면서, 시신을 수습하고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 사망자가 보고되지 않아 숫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발렌시아 지역 소방 당국에 따르면 "수백 명"이 두 개의 고속도로에 갇힌 채로 남아 있다.
발렌시아 지역의 일부 지역은 전기와 전화가 끊겼고, 일부 지역은 침수된 도로로 인해 차단되어 구조 작업이 쉽지 않은 상태다. 철도와 항공 운송이 중단되었고 발렌시아와 마드리드를 잇는 고속철도는 폐쇄된 상태다.
펠리페 6세 국왕은 X에 뉴스를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면서 피해자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밝히고 대규모 대응을 해준 응급 서비스에 감사를 표했다.
이웃 포르투갈의 총리 루이스 몬테네그로는 X에 올린 메시지에서 애도를 표하며 "모든 스페인 국민과의 연대"를 표명했다.
스페인 국방부 장관은 구조작업을 돕기 위해 여러 지역으로부터 1000명 이상의 군인이 헬기를 타고 배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방 당국은 밤사이 약 200명을 구조해 소방서에 대피소를 마련해 유치했다.
폭우는 적어도 31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홍수로 인한 (현재의) 사망자 수는 1996년 8월 이후 최다다. 당시 프랑스와 접한 피레네산맥 근처 아라곤 북동부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해 86명이 사망했다.
기상학자들은 최근의 폭풍우가 지중해의 따뜻한 바닷물 위로 차가운 공기가 이동하여 강렬한 비구름이 형성되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기후 온난화는 기상 현상을 더욱 극한으로 몰아가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물의 증발을 증가시키는 지중해의 온난화가 폭우를 더 심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권영미 기자 권진영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421/0007878461?sid=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