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작품을 만들때 창작자들은
자신만의 의도를 가지고 작업에 들어간다.
하지만 작품을 본 평론가들과 대중들은
종종 창작자의 의도와 다른 평가를 내놓는다.
그리고 미국의 화가인 제임스 휘슬러도
이와 같은 일을 겪게 된다.
휘슬러는 우리에게 익숙한 화간 아니지만
미국에선 대표적인 유명 화가로 여겨진다.
특이하게도 그는 그리는 대상에 주목하지 않고
그 대상으로 만들어진 색채의 조화에
주목하였고 제목 역시 조화로 탄생하는 음악인 교향곡처럼 지었다.
(이 그림의 제목도 흰색 교향곡 no.1이다.)
그런 그림을 그리는 그는 1872년의 어느 날 그는 회색과 검은색의
조화가 어울리는 그림을 그리고자 했다.
원래 그리려던 모델이 오지 않자 그는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의 어머니인
안나 휘슬러를 모델로 썼다.
사실 휘슬러는 어머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녀가 너무 권위적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애인과의 결혼을 반대했던
인물이 바로 어머니였기 때문이다.
아무튼 작업에 들어간 휘슬러는 어머니가 입은
검은 옷과 회색 벽의 조화를 중심으로 작품을 완성하고
완성한 후 제목을 '회색과 검은색의 배열 no.1'이라고
다른 작품들과 비슷하게 짓는다.
그리고 영국 왕립 미술 아카데미 전시회에 출품된
이 작품은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흑흑.
오~. 드디어 내 작품의 진가를 알아보는 것인가.
아주 그냥 눈물까지 글썽이네
저거봐. 꼭 우리 엄마 같다.
응?
그랬다. 사람들은 이 작품에서 색채의 조화가 아닌
자신들의 엄마와 닮아보이는 휘슬러의 어머니의 모습에 집중한 것이다.
그렇게 이 그림은 유명해졌고 1934년, 미국에서는 어머니의 날을 기념해
아예 그 그림을 우표로 박아버렸다.
또한 제목 역시 앞서서 소개한 난해한 제목이 아닌
휘슬러의 어머니(우리나라에선 화가의 엄마라고 불림)로 바뀌었다.
이 일은 휘슬러 본인에겐 유쾌한 일을 아니었겠지만
휘슬러는 이 그림으로 유명해지는 데에는 성공했으며
그 뒤에도 계속 자신만의 그림을 그렸고
자신의 스타일을 인정받는 데 성공한다.
그와 별개로 평론가들에게도 '휘슬러의 어머니'는 고평가받는데
한 평론가는 이 그림이 전하고자 하는 뜻을 거의 모든 대중들에게
완벽하게 전한 그림이라는 평을 하기도 했다.
아니 그 의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