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세계로 열린 청정한 섬,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를 주제로 스물아홉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민생토론회’에서 “제주도의 그린수소 실증사업에 2026년까지 560억원을 투입하는 등 제주의 청청에너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이 사업의 올해 예산이 대거 삭감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산 삭감 여파로 주요 참여사가 이탈했는데, 이 회사도 지난해 윤 대통령의 ‘방미 성과’로 홍보됐던 곳이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15일 제주도에서 연 민생토론회에서 대통령이 “지원하겠다”고 한 ‘12.5㎿급 재생에너지 연계 대규모 그린수소 실증기술 개발’ 사업의 올해 예산은 애초 103억원에서 75억원으로 27%나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 사업에 2026년까지 614억원(민간 318억원 포함)을 투입할 계획이었는데, 지난해 윤 정부가 주도한 연구개발 예산 삭감 탓에 예산이 줄었다. 이 사업은 재생에너지 여유분으로 수소 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것으로, 2022년 4월 시작되어 남동발전 등 16개 기관·기업이 참여해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인근에 부지 인허가를 진행 중이다.
예산 삭감의 여파로 민간 매칭 사업비도 318억원에서 294억원으로 줄었고, 실증사업 용량도 12.5㎿에서 10.9㎿로 축소됐다. 이 사업에서 5㎿급 수전해 설비 공급을 맡은 에스케이플러그하이버스는 올해 7월 사업을 중도 포기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에스케이이엔에스와 미국 플러그파워가 2022년 합작설립한 회사로,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투자신고식에 참석하는 등 방미 성과로 홍보됐던 곳이다. 당시 이 회사는 국내에 총 1조원을 투자한다고 했는데, 제주 그린수소 실증사업은 지연되고 또 다른 사업인 8500억원 규모의 수소연료전지공장 사업은 부지 선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산업부 쪽은 “올해 예산 삭감은 연구개발의 비효율성을 합리화하는 과정에서 조정된 것”이라며 “애초 10㎿ 이상이 목표였고, 에스케이 대신 두산(에너빌리티)이 참여해 사업은 이상 없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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