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파우치 앵커'라 불리는 박장범 앵커가 지난 23일 KBS 사장 후보자로 임명제청된 후 KBS 내부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박 앵커가 나섰던 기간 KBS 뉴스9의 일평균 시청자 수가 32% 떨어져 나갔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박장범 KBS 사장 후보는 지난 2월 대통령과 녹화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을 축소하며 "조그만 파우치"라 부른 바 있다.

박 앵커가 사장 후보로 낙점된 직후 각 기수 기자들의 성명이 연이어 발표되었고 29일 오후에는 KBS 18~25기 기자와 29기·30기 기자들의 성명도 발표되었다. 이로써 일부 기자가 없는 기수를 제외하고 18기부터 50기까지 현직 취재·촬영 기자가 포함된 모든 기수가 박장범 후보에 대한 반대 성명을 내놨다.

특히 29기·30기 기자들은 성명에서 "박장범 사장 후보자가 앵커로 나섰던 기간 KBS 뉴스9의 일평균 시청자 수는 168만 명 수준"이라며 "전임 앵커 시기 247만 여 명과 비교해 32%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기간 경쟁사 뉴스의 시청자 수가 9%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추락의 폭이 더 크게 느껴진다"며 "심지어 20대부터 50대까지 시청자 수는 반토막이 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 박민 사장의 경우 사내에는 그가 누구이고 무엇을 할지 알 수 없어 지켜본 시선도 있었다"며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술친구'라는 그의 세평 덕에 혹여 '수신료 분리 징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박장범 앵커의 사장 후보 낙점에 보도본부가 거센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다른 곳보다 보도본부의 구성원들이 먼저 반대의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은 그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1년 가까이 리포트 제작자와 뉴스 진행자로서 관계 속에 메인뉴스를 함께 만들어오면서 그가 어떻게 내가, 우리가 만드는 KBS뉴스를 훼손해 왔는지 몸소 겪어 왔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실제로 이같이 거의 모든 기수에서 연이어 반대 성명을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9기·30기 기자들은 "KBS뉴스 진행자로서도 충분히 결격인 그가 KBS를 이끄는 리더가 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라며 "KBS뉴스를 망가뜨리는 데 일조한 그가 이제 공영방송 KBS를 더 큰 수렁으로 빠뜨릴 수 있겠다는 위기감의 발현"이라 전했다.

KBS 18~25기 기자들도 같은 날 성명을 냈다. 이들은 "권력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본인의 능력만으로 최종후보자가 됐다고 주장하지 말라"며 "지난 23일 여권 이사들만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사회 투표에서 당신은 한 번의 투표로 최종후보자로 선정됐다고 한다. 7:0. 어디선가 내려왔을 지시가 있지 않고서는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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