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케이팝 업계를 둘러싼 각종 논란의 중심에 등장해온 하이브가 사과문을 발표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업계 동향 보고서' 내용이 파문을 일으킨 지 약 닷새 만에 고개를 숙인 것이다.
하이브는 그동안 케이팝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외모를 비하하는 등의 상식 선에서 벗어난 내부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지난 24일 국감에서 드러나 해당 상임위 의원뿐만 아니라 팬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하이브는 그동안 케이팝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외모를 비하하는 등의 상식 선에서 벗어난 내부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지난 24일 국감에서 드러나 해당 상임위 의원뿐만 아니라 팬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찌라시' 수준의 보고서... 케이팝 1등 기업 품위는 어디에?
주요 기업체에서 업계 동향 파악과 보고 등은 기본적인 업무 중 하나다. 경쟁사가 어떤 신규 사업을 준비중인지, 혹은 인력 스카우트 같은 인적 이동 사항과 현장에서의 제품 선호도 확인 등에 대한 의견 취합 등은 흔히 이뤄진다. 매년 신인 그룹들을 데뷔시키고 각종 신작 드라마·영화 등을 제작하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들 역시 비슷한 과정을 진행하는 경우가 적잖은 편이다.
그런데 이번 하이브의 이른바 '업계 동향 리뷰 자료'는 일반적인 상식 선을 넘어선 내용과 문구 등으로 인해 논란을 자초했다. "아이돌의 이목구비가 아닌 데다가", "성형이 너무 심했음", "다른 멤버들은 놀랄 만큼 못생겼음" 등 민망하고 비방 수준에 가까운 문장으로 채워진 함량 미달 문서가 국내 굴지의 엔터 기업 내부에서 작성됐다는 점은 케이팝 팬들에겐 충격으로 다가왔다.
더군다나 일명 '찌라시'로 불리는 증권가 정보지 급 수준 미달 보고서가 하이브 내부 임원들 사이 공유됐다는 점을 두고 '케이팝을 선도하는 업체의 경영진이 아이돌에 대한 비뚤어진 시각을 갖고 회사를 운영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해당 문서 작성에 깊숙이 관여한 담당자가 유명 대중문화 평론가 A씨라는 사실까지 알려져 더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일단 해당 문건에 대해 하이브 측이 사과문을 발표하긴 했지만 일각에선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라는 비판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과연 1차 책임자인 부서 담당자 개인이 윗선의 지시도 없이 이와 같은 수준 미달 보고서 작성에 관여했겠냐는 의문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인물들의 책임을 묻지 않고 당장의 위기 봉합에 급급한 움직임으로 비춰진다는 시각도 있다.
차마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문장들로 채워진 타사 아이돌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 글이 버젓이 보고서에 등장한다는 점은 하이브라는 기업이 지닌 윤리관, 혹은 현재 케이팝 업계를 바라보는 케이팝 1등 기업에 대한 불신과 의구심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최근 야기된 각종 법적 공방의 시시비비를 떠나, 이번 내부 보고서 파문은 팬들의 성원으로 쌓아 올린 케이팝의 자부심에 먹물을 뿌린 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업계를 선도하는 1등 기업이라면 최소한의 품위는 지니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김상화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047/00024505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