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 안 듣고 싶은데, 계속 스트리밍 돼요"…100억 바이럴의 힘
30대 자영업자 A씨는 최근 희한한 현상을 겪었다. 업장에서 틀어놓는 힙합 알앤비 플레이리스트에 한 신인 걸그룹의 데뷔곡이 계속 흘러나오는 것이다. 영업장의 분위기와 맞지 않아 수 차례 노래를 넘겼으나, 이 곡은 이후로도 7~8회 가량 갑자기 튀어나와 A씨를 당혹케 했다. "이젠 더이상 그 걸그룹의 노래를 듣고 싶지 않다"고 말할 정도지만, A씨는 원치 않게 7~8회 이상 걸그룹 노래를 스트리밍한 상태가 됐다.
30대 회사원 B씨도 마찬가지. 회사에서 동료들과 함께 들을 요량으로 유튜브에서 즐겨 듣던 노동요 플레이리스트를 클릭한 B씨는 쌩뚱맞게 등장한 한 신인 보이그룹의 데뷔곡을 듣게 됐다. 노동요라는 콘셉트에 안 맞는 청량 상큼한 노래에 다른 노동요 플레이리스트를 살펴봤으나 그 리스트에도 해당 보이그룹의 노래가 들어있었다. 회사 동료들은 이제 이 노래를 흥얼거릴 줄 안다. 하지만 다들 "내가 왜 이 노래를 알고 있지?", "이 노래 부른 사람이 누군데?"라고 말한다. 리스너의 선택과 의지가 배제된 스트리밍이 발생한 것이다.
이와 관련, 바이럴 마케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최근 조이뉴스24에 "가수의 인기와 인지도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플레이리스트 삽입으로 순위를 높이는 방식의 바이럴 마케팅이 있다. 약 100억 원 가까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 이상도 있다"고 귀띔했다.
◇순위에만 목숨 거니…티켓값↑·사재기 의혹·해외 시선까지 망친다
문제는 이같은 방식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자행된다는 점이다. SNS 바이럴 마케팅이 절대 위법은 아니지만,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 전세계 차트를 교란시킬 정도면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해외 공연 규모로 팬덤이 입증된 가수라면 모를까, 어떻게 K팝 시장의 '생 신인'들이 해외 차트의 톱 랭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것일까. 모든 건 수십, 수백 억원의 돈을 써서 '실체 없는 인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라는 추측이다.
이 모든 건 순위에만 목숨을 거는 K팝 시장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물론 SNS 바이럴 마케팅이 대중에게 통해 신인 그룹의 팬덤이 단숨에 형성되고 공연 규모를 키워 돈을 벌 수 있다면 최고의 결과겠지만, 바이럴로 성장한 그룹 대부분은 국내, 해외에서 거둔 엄청난 성적에 비해 공연 규모가 따라오지 못한다. 회사 입장에선 성적을 올려놨으니 공연장을 마냥 작게 잡을 순 없는 터. 관객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성적에 맞는 공연장을 잡는다. 그렇다면 만석을 기록하지 못하는 공연장에서 수익은 어떻게 거두는가. 팬들의 고혈을 빨 듯 티켓값을 올리면 되는 것이다. 물론 물가가 오르며 공연 세트장을 짓기 위한 자재 비용이 매우 올라간 것이 티켓값 상승의 주 요인이나, 이같은 비화도 존재한다는 걸 함께 알리는 것이다.
전문은 링크에.
https://m.joynews24.com/v/1722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