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S 연기대상 하나요?"
KBS 위기론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드라마 사업의 경우 "전멸"이라는 반응까지 있다. '1년 농사'라고 불리던 주말드라마와 '효자'라 칭해지던 일일드라마까지 무너지면서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이 가능할지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1년 동안 두 차례 명예퇴직과 희망퇴직으로 인력 유출이 이어진 만큼 KBS가 '국민의 방송'이라는 타이틀을 다시 얻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K-콘텐츠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공영방송인 KBS의 경쟁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반응이다. 제작사에서 기획안을 만들었을 때, 가장 먼저 가는 곳이 글로벌 OTT 플랫폼이라고 한다면, KBS는 "방송사 중에서도 가장 늦게 가는 곳"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과거 "출연료를 깎아도 KBS에는 출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향력을 과시했던 공영방송의 위상이 급변하는 방송 환경에서 무너진 것.
한 KBS 출신 연출자는 "인력 유출이 장기간 계속됐고, 예산은 늘어나지 않았다"며 "월급 주기에만 급급한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춘 양질의 콘텐츠가 탄생하는 건 어렵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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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의 위기"라는 말이 나와도 SBS와 MBC의 상황은 다르다. SBS와 MBC 모두 평일 미니시리즈와 일일드라마를 없애고 금토드라마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SBS 금토드라마의 경우 '커넥션'과 '굿파트너', '지옥에서 온 판사'까지 흥행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열혈사제' 시즌2까지 공개를 앞둬 기대를 모으는 상황이다.
MBC 역시 '밤에 피는 꽃'을 시작으로 '원더풀 월드', '수사반장 1958', '우리, 집',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에 지난 11일 공개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까지 "웰메이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김남주, 한석규 등 반가운 연기파 배우들을 캐스팅하면서 작품성을 끌어올렸다.
반면 KBS 주말드라마의 경우 시청률도,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도 참혹한 수준이다. 시청률 30%(닐슨코리아, 전국 일일 시청률 기준)를 기본으로 잡던 '흥행보증수표' 주말드라마는 '현재는 아름다워', '삼남매가용감하게', '진짜가 나타났다'에 이어 '다리미 패밀리'까지 시청률 20%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KBS 주말드라마의 경우 50회 편성이 기본이었지만, '다리미 패밀리'의 경우 36부작으로 줄였음에도 이렇다 할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니시리즈는 더욱 참혹하다. 올해 KBS 월화드라마로 편성된 '환상연가', '멱살 한번 잡힙시다', '함부로 대해줘' 모두 1~2%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고, 하반기에 부활한 수목드라마 역시 '완벽한 가족'은 최고 시청률 3.1%, '개소리'는 4.6%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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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