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K-팝 시장의 실물 음반 판매량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이 감소했다. 지난해 '음반 판매 1억 장 시대'를 열었다며 업계에서 축포를 터트리자마자 벌어진 일이다. 요새 가요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음반 시장이 어려워졌다"는 소리를 앞다퉈 한다. 실제 써클차트 집계 결과 올해 상반기 실물 음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9%(약 820만 장)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음반 수출 금액도 2.7% 떨어진 1억 2939만달러(약 1732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구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7%나 줄었다. 집계 수치마다 온통 감소했다는 통계뿐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아이돌 그룹의 밀리언 셀러 달성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리고 상황이 이런 만큼 한 그룹의 행적은 놀라움을 주고 있다. 올해 발표된 음반 중에서 초동(발매 후 첫 일주일 판매량) 트리플 밀리언 셀러를 달성한 그룹은 지난달까지 없었다. 그런데 며칠 전, 한 그룹이 신보로 초동 트리플 밀리언 셀러를 달성했다. 보다 자세하게는 316만 장(한터차트 기준)을 넘겼다. 바로 세븐틴(Seventeen)이다. 이들은 미니 12집 '스필 더 필스(SPILL THE FEELS)'로 이 같은 기록을 냈다.
세븐틴은 지난해 음반 시장 최고 주역이었다. 2023년에 이들이 판매한 음반은 무려 1,600만 장(2023년 1~11월 집계, 써클차트 기준)이었다. 이때 단일 앨범으로 기록했던 최고 초동 기록은 무려 509만 장(미니 11집 '세븐틴 헤븐(SEVENTEENTH HEAVEN)')(한터차트 기준)이었다. K-팝 아티스트가 낸 최고 초동 성적이었고, 이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다음으로 발매한 베스트 앨범 '17 이즈 라이트 히어(17 IS RIGHT HERE)'는 올해 4월에 나왔고, 296만 7,937장의 초동(한터차트 기준)을 기록했다. 올해로 넘어오면서 전작 대비 판매량이 떨어졌지만, K-팝 베스트 앨범으로는 최다 판매량이었다.
그리고 세븐틴은 '스필 더 필스'로 다시 음반 판매량 반등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지난해에 이어 '연간 1000만 장 판매 아티스트' 타이틀을 다시 달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베스트 앨범과 미니 12집에 더해 정한X원우가 유닛으로 발표한 싱글 1집 '디스 맨(THIS MAN)'의 초동은 78만 장(한터차트 기준)이었다. 세븐틴은 구보도 셀링이 잘 되는 팀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532만 장(써클차트 기준) 이상의 음반 판매를 기록했다. 여기에 미니 12집 초동을 더하면 지금까지 이들이 판매한 앨범은 가장 적게 추산해도 848만 장이다. 아직 올해는 2달 이상이 남았다.
황선업 대중음악평론가는 "세븐틴은 마니악보다는 대중성을 지향하는 팝 뮤직, 자체 제작을 통해 빚어지는 음악을 선보이는 그룹"이라며 "음악성과 대중성의 중심을 잃지 않고 스스로 잘 발전시켜 온 멤버들의 노력이 글로벌 캐럿(팬덤명) 현상을 이끌고 있다"라고 분석했고, 조혜림 프리즘(PRIZM) 음악 콘텐츠 기획자는 "항간에는 K-팝 정체기 설이 나오고 있지만, 세븐틴의 가파른 음반 판매 기록 및 성과가 K-팝 산업의 미래에 돌파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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