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들이 아직 취준생이라 생활비를 내가 벌어야 해요."
70대 중반 최모씨는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아파트에서 근무 중인 경력 8년차 베테랑 경비원이다.
30년 넘게 자동차 부품 회사를 경영하던 그는 적자가 지속되자 60대 후반 회사를 정리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사장님' 소리만 듣던 최씨가 '최 반장'으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데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자식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황 때문이었다.
최씨는 "아들이 둘이지만 계약직만 전전하더니 다시 재취업하겠다고 공부 중이다. 초기엔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60세 이상 취업자의 비중이 처음으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고용시장의 지표를 뒤흔들고 있다.
취업하지 못한 자녀들 때문에, 앞으로 생활고 때문에, 일터로 내몰리는 노인들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나이 때문에 일부를 제외하면 경비원·미화원과 같은 허드렛일에 대부분 내몰리고 있어 고령층에 대한 맞춤형 직업교육이 요구되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에서 6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일자리를 계속해 공급하고 있다"며 "70~80대의 경우에도 강도가 약한 업무로 한 달에 26만원가량의 생활비나 용돈 정도를 벌 수 있으니 수십만개의 일자리 창줄이 고령자의 취업 증가에 기여한 셈"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노인일자리는 여성들은 미화, 남성들은 주차, 건물 경비, 아파트 청소 등이 대부분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직업소개소를 30년 가까이 운영한 김철씨는 "보통 50~70대 나이 많으신 분들이 많이 온다. 60대 대상 구인 수요가 늘고 있는데 경비나 미화 쪽이 대부분이다. 60대 여성 분들은 미화 쪽으로, 남성 분들은 주차, 건물 경비, 아파트 청소 등이다. 심지어 체력이 괜찮다면 80대도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노인 인구가 크게 늘면서 정년연장 사회적 논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공무직 노동자들의 정년을 65세로 연장했다.
이로써 환경미화·시설관리 등을 담당하는 행안부 소속 무기계약 근로자 2300여 명이 더 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무조건적인 정년연장이 능사는 아니며 고령층에 대한 일자리 교육이 함께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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