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많이 팔린 중국 에코백스의 로봇청소기가 미국에서 해킹을 당해 보안 관련 취약점을 드러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제조된 에코백스의 로봇청소기 ‘디봇 X2’ 이용자들은 최근 미국에서 청소기를 이용하는 도중 ‘f--k’와 같은 욕설과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들었다.
이같은 경험담은 지난 17일 뉴욕포스트 등을 통해 보도되며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해당 로봇청소기를 사용 중이던 변호사 다니웰 스웬스씨는 로봇청소기에서 처음에는 고장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로봇청소기를 연동한 애플리케이션과 리모컨, 카메라 등이 갑자기 오작동을 일으켰다.
스웬슨씨가 로봇청소기와 연동된 애플리케이션을 살펴본 결과 라이브 카메라 피드와 원격 제어 기능 등이 해킹당한 흔적이 발견됐고, 급히 비밀번호를 바꾸었다.
그는 “비밀번호를 재설정했는데 그 때부터는 청소기에서 ‘f--k’ 등 욕설과 성적이거나 인종차별적인 욕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로봇청소기가 마음대로 집안을 휘젓고 다니는 한편, 10대 자녀가 알몸으로 샤워를 하던 화장실 앞에 빤히 (로봇청소기가)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정말 공포영화나 다름없었다고 덧붙였다.
미네소타에서 뿐 아니라 텍사스와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이같은 사례가 접수됐다. 에코백스의 로봇청소기를 사용하는 가정집에서는 가족과 반려견을 로봇청소기가 쫓아다니며 위협을 가했다고도 했다.
이어 “에코백스 제품을 분석한 결과, 블루투스를 통해 로봇을 해킹하고 원격으로 마이크와 카메라를 은밀하게 켜는 데 악용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당시 해당 매체 연구진은 이같은 보안 취약점을 에코백스 측에 전달했으나 에코백스 측으로부터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에서 실제 해킹 당한 사례가 보도되자 에코백스 측은 해당 결함을 인정하며 오는 11월 해당 기기를 업그레이드해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최근 나온 로봇청소기의 경우 내부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원격으로 집안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가능하다”며 “그만큼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하는 보안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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