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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퍼스널리티] 김소연이 또다시 시청자 마음 훔치는 방법, '정숙한 세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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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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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호랑이는 쉽게 발톱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했다.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고수의 덕목이라 할 수 있는데, 현재 팬들이 바라보는 배우 김소연의 모습이다.

팬들에게는 눈을 희번덕이는 강렬한 카리스마로 화면을 압도하던 김소연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김소연이 총 3개 시즌에 걸쳐 그린 '펜트하우스'(2020~2021)의 천서진 역은 표독스러운 빌런이었지만, 대중은 그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사랑했다. 그 뒤로 판타지물에 도전하며 선택한 '구미호뎐1938'(2023)에서 보여준 류홍주 역 역시 팜므파탈 캐릭터로, 팬들에게는 천서진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그런 김소연이 현재 JTBC '정숙한 세일즈'(극본 최보림, 연출 조웅)로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정숙한 세일즈'는 여전히 보수적이기만 했던 1992년 한 소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성인용품 방문판매에 나선 평범한 주부 한정숙의 이야기. 생활력 있는 모습에서 강단을 찾을 수 있기는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김소연이 펼친 강렬한 연기와는 전혀 다른 결이다. 


무엇보다 김소연이 분한 한정숙은 고추 아가씨 진에 선발될 정도로 출중한 미모를 가지고도 남편을 잘못 만난 탓에 "팔자가 꼬였다"고 쑥덕대는 동네 아줌마들에게 늘 "헤헤"하며 웃어주는 천사표다. 요상하고 저급한 물건을 판다고 손가락질하는 주변의 질타와 세간의 편견에도 늘 긍정 회로를 돌리는 착한 심성의 소유자로, 천서진이나 류홍주였으면 몇 번이나 불같이 화를 냈을 일들이 이어지는 데도 늘 참고 속으로 삭이기만 한다. 김소연으로서는 이른바 천서진과의 완벽한 결별이다. 

때론 그런 한정숙이 답답하기도 하다. 김소연이 뿜어낼 수 있는 가공할 위력을 알기에 아직은 심성 고운 한정숙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다만 김소연의 깊은 뜻을 헤아려 보며 신중을 기하게 된다. 김소연이라는 존재감 자체가 기대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발톱을 숨겼을 뿐 맹수의 저력을 가진 김소연이 일부러 숨을 고르고 있는 것이라 여겨지는 만큼 앞으로 한정숙이 어떤 폭발력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할지 기대감을 늦추지 않게 된다.


또한 그 기다림이 힘들지 않은 이유 역시 김소연의 매력 덕분이다. 가장 돋보이는 매력 포인트라면 김소연의 정색하는 코믹 연기다.

돈을 벌겠다는 일념으로 이를 악물고 성인용품 판매에 나선 한정숙은 아주 비장하거나 아주 해맑아 웃음보를 자극한다. 성인용품과 관련해 하나하나 '공부'가 필요할 정도로 어설프고 서툴기 짝이 없으면서도 비장하기는 엄청 비장하고, 낯부끄러운 단어들을 한없이 해맑은 표정으로 줄줄이 읊는 모습이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다. '정숙한 세일즈'는 '정색한 김소연'을 보는 재미라 할 수 있다.

알고 보면 늘 긍정 에너지가 넘치고, 뭐든 열심히 하는 김소연의 본모습과 한정숙 캐릭터는 꽤나 싱크로율이 높다. 게다가 파격에 도전했다는 점에서도 둘은 서로 닮았다.


구시대적 가치관에 갇혀 있는 시대와 동네에서 성인용품 판매를 선언했다는 것만으로도 한정숙은 파격적인 존재다. 같은 맥락으로 안방극장에서 그간 터부시되던 영역을 개척하는 드라마에 출연을 결심한 김소연 역시 특별하다. 드라마는 남사스러운 성인용품을 소품으로 쓰는 것은 물론 평소에는 차마 대사로 쓰지 못했던 19금 용어들을 거듭 언급하며 선을 넘고 있는데, 김소연이 그 주인공으로 선봉에 선 것이다.
 
결국 '정숙한 세일즈'는 김소연의 정숙하지만 강렬한 도전이다. 발톱을 드러내지 않는 듯해도 존재감을 빛내며 새로운 길에 나서는 김소연의 도전 자체로 주는 울림이 크다. 여기서 김소연이 한정숙의 통쾌한 한방까지 보여준다면 이보다 더 값진 도전의 성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소연의 정색하는 19금 코믹 연기에 힘찬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게 된다.


조성경(칼럼니스트)


https://naver.me/5RhSJb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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