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무왕이랑 왕비가 사자사(절)에 가고 있는데,
못에서 미륵삼존이 나오자 수레를 멈추고 절을 올렸어.
부인(=선화)이 왕에게 '나는 여기에 절을 새우고 싶다'며 주청하고,
왕은 그걸 허락해.
그래서 못을 메우고 평지로 만들어 미륵사를 세웠어
삼국유사의 기록은 여기까지야.
그런데, 2009년에 미륵사지 석탑을 해체하던 도중
미륵사의 중건 내력이 적힌 금판이 나와 이 금판때문에 한바탕 난리가 나.
우리 백제 왕후께서는 좌평 사택적덕(沙宅積德)의 따님으로
정재를 희사하여 가람(절)을 세우시고,
기해년 정월 29일에 사리를 받들어 맞이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세 가지 사실이 있어.
1. 미륵사 완공은 기해년 정월 29일. 즉, 서기 639년=무왕 40년이었다.
2. 완공 당시 왕후는 사택적덕의 딸 사택씨였다.
3. 사택왕후는 재물을 희사하여 가람을 세웠다.
사택씨는 백제의 유력 귀족 가문인 대성8족 중 하나야.
사택씨는 이 대성8족 중에서도 가장 이름 있다고 꼽히는 가문이야.
사택왕후는 이 가문의 여식이고.
삼국사기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어.
무왕은 법왕의 '아들'이라고.
장자면 장자, 원자면 원자, 둘째면 둘째라고 꼬박꼬박 잘 적혀 있는 삼국사기에서 그냥 아들이야.
삼국유사에는 과부가 용과 결합하여 낳았다고 하지.
용은 보통 왕이나 그에 준하게 고귀한 자리를 의미해.
삼국사기에 법왕의 아들이라 하였으니, 어머니의 신분이 낮거나 힘이 미약한 서자 쯤 되었을 거야.
무왕은 업적이나 위의 서동요 행적만 보더라도 머리가 좋고 영악해.
정치적 판단을 잘 하는 인물이야.
원래 신분대로면 서동은 왕이 되기 어려워.
서자든, 어머니가 힘 약한 후궁이든 뭐든 간에.
서동 말고 다른 왕족도 많았을 테고.
이 와중에 왕이 될 가능성이 낮은 서동이 왕위에 오른 거야.
신라 공주를 아내로 얻어 신라 왕실을 뒤에 업음으로써 왕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대.
일단 유사에는 금으로 진평왕의 마음을 얻고 민심을 얻어 왕이 되었다고 하잖아.
백제 왕위에 오르는데 신라 왕실의 도움을 받는다?
게다가 아내도 신라 공주야?
당장 선대에 진흥왕이 백제 성왕의 공주를 아내로 맞았다가 장대하게 통수친 전력이 있으니 불가능한 건 아니겠지.
무왕은 재위 기간이 길어.
미륵사는 무왕 40년에 완공되었고, 삼국시대 평균 수명은 지금에 비하면 훨씬 짧아.
대규모 절을 짓는 것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러니, 그 사이에 선화공주는 이미 죽었을 수도 있는 거야.
그 후에 새 왕후를 들였든,
아니면 이미 있는 여러 왕후 중 한 명이었든 뭐든
그 시대는 왕후가 동시에 여럿일 수 있으니
다른 왕후가 적혀 있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
아니면, 다른 설도 있어.
신라와 백제는 뿌리깊은 앙숙인데, 신라 공주와 결혼하였으니 분명 반발이 있었을 거야.
왕이 될 때에는 외부세력인 신라왕실의 힘이 도움이 되었지만,
왕이 되고 나서는 효용가치를 다했고.
그렇다면 이제 왕권을 잘 뒷받침해줄 백제의 귀족가문과 손을 잡아야 하는데
그 와중에 대성팔족 중에서도 사택 가문의 딸을 부인으로 맞는다?
사택씨면 엄청난 귀족 가문에,
그런 집안 딸이 왕후면 분명 무왕한테도 굉장히 도움이 많이 돼
그래서 선화공주를 팽 했다는 설이야.
실제로 무왕은 재위 내내 신라를 주구장창 공격함.
또 다른 추측도 있음.
삼국시대는 왕후가 여러 명일 수 있었어.
조선 왕실에 대입하면 안돼ㅋ
조선은 일부일처다첩제야.
정식 부인은 오직 한 명이고, 나머지는 첩.
그런데, 삼국시대는 왕의 살아있는 정식 부인이 여러 명일 수 있어.
말 그대로, 역사는 승자의 기록
왕후가 여럿인 시대(삼국, 고려)를 보면,
같은 왕후더라도 출신 가문이나 신분 등에 따라 서로 존대하고 천대하기도 했대.
무왕 업적이랑 영악한 거 보면 저 위에 금이 뭔지 모른다고 한 게
진짜 모른 건지, 일부러 모르는 척 한 건지 의아함ㅋㅋㅋㅋㅋ
'금이 뭔가요? 저거 마 캐는 데 쌓여있는데?ㅇㅅㅇa'할 머리가 전혀 아닌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