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혈 측정은 환자의 고통을 수반하고 위생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의료계, 학계에서도 개선이 요구됐다. 레이저, 초음파, 삼투압 등 비채혈 혈당측정 방법이 제안됐었지만, 그동안 정확도, 재현성 등 문제로 현실화하지 못했다.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CCD 카메라 센서를 개발한 이기진 교수팀은 쥐를 이용한 비채혈 혈당측정 임상실험에서 정확도(MARD) 7.05% 의 측정 신뢰도를 얻었다.

서강대는 이번 실험을 통해 디지털 CCD 카메라로 채혈하지 않고 이미지로 혈당 농도를 측정할 가능성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기진 교수는 가수 CL의 아버지로 중국의 한 대기업으로부터 백지수표를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2021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20년 전에 알프스에 열린 학회에 참석했는데 한 나이 든 분이 피를 뽑고 고통스러워하는 광경을 봤다"며 비채혈 혈당 측정 관련 연구를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이 피를 뽑으며 측정하는데 고통스러운 일이다. 당시 포도의 당분 측정 연구를 하고 있었다. 인간이 포도송이와 같다. 과일 당도 측정 연구를 인간의 혈당 측정에 접목하면 되겠다 해서 제가 마이크로파를 연구하니 피를 뽑지 않고 마이크로파를 통해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중국 대기업인데 이 연구를 해봐라. 돈은 마음대로 주겠다고 했다. 제안받을 땐 연구비가 떨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세상엔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있다고 생각해서 거절했다"고 말했다.

거절한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이 기술이 중국으로 가면 제가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에서 연구비를 받아 연구한 결과가 쉽게 저를 통해 날아가 버리지 않느냐"라며 "그런 것들은 하지 말아야 할 과학자로서 양심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딸 CL은 아버지에 대해 "정말 본인이 좋아야 하시는 분"이라며 "일에 대한 열정이 느껴진다"고 애정과 존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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