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선도 군인들도 안 보여…“조용해서 더 불안한” 연평도
주민들, 남북 긴장 고조에 "포격 악몽 떠올라"…심리 상담도 줄이어
연평도에 남아있는 2010년 연평도 포격전 흔적. 이승욱 기자
“충분히 국지전이 일어날 것으로 봐. 그리고 그 장소는 아마도 연평도겠지….”
17일 오전 11시 인천 옹진군의 서해5도 연평도 서도리 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박태환(83)씨의 목소리에서는 확신이 느껴졌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직접 겪었던 그는 “우리 해병대가 지난 6월 오랜만에 해상포격 훈련을 했다. 그때 포탄 소리를 들으면서 옛 연평도 포격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북한이 최근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한 내용을 담아 헌법을 개정하고 경의·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서해 최북단 연평도 주민들의 일상 속에서도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민 박태원(65)씨는 “어제만 해도 중국어선 30여척이 불법조업을 했는데, 오늘은 대부분 서쪽(중국 쪽)으로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중국 어선은 북한이 도발을 벌일 때면 자취를 감추기 때문에 ‘남북 긴장의 척도’로 여긴다는 게 주민들의 말이다. 이 때문에 박씨는 “서해5도 인근은 요즘 너무 조용해서 그게 더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명자 연평면 주민자치회 부회장은 “우리 군인들이 마을에 자주 안 보이면 무슨 일이 터졌나 생각하는데, 최근에는 마을에서 많이 보지 못했다. 비상이라고 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연평부대는 남북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야간에도 근무 투입 인원을 늘린 상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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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11929?sid=102
어제까지만 해도 조업하고 있던 중국어선 40여척이 오늘 갑자기 다 사라져서 군이 주시하고 있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