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흥행에 VOD 서비스 결정
“관객한테 ‘저리 꺼져’라고 말하는 영화”(롤링스톤)라는 평가를 받은 ‘조커: 폴리 아 되’(이하 ‘조커2′)가 처참한 흥행 탓에 결국 개봉 한 달이 안 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VOD)에 들어간다.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아카데미상을 받고 매출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올린 전작 ‘조커’(2019)와 대조되는 굴욕적인 퇴장이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지 버라이어티 보도에 따르면, ‘조커2′는 29일부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에 풀릴 예정이다. ‘조커2′의 지난 주말 매출(북미 기준)은 전주 대비 81%나 하락했다. ‘조커2′ 제작비는 2억달러(약 2400억원)로 ‘조커’(5500만달러)의 3배가 넘는다. 엄청난 제작비에는 주연 배우 호아킨 피닉스의 출연료 2000만달러(약 280억원), 레이디 가가의 출연료 1200만달러(약 160억원)가 포함된다. 버라이어티는 “‘조커2′의 극장 매출 손실만 해도 2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커2′가 싸늘한 외면을 받은 것은 전작에서 열광을 끌어낸 조커 캐릭터를 전면 부정했기 때문이다. 전작은 사회에서 소외된 주인공이 내재됐던 분노를 폭력으로 발화하며 시대의 무의식을 고발했다. 그러나 ‘조커2′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조커는 없다”며 자학적인 반성문을 내민다. 배신감을 느낀 관객은 격렬한 반감으로 맞섰다. 주인공의 무의식을 드러내는 장치로 뮤지컬을 택한 것도 패착이 됐다. 영화 관객은 뮤지컬을 선호하지 않는다. 심지어 뮤지컬 영화도 자신이 뮤지컬 영화라는 사실을 홍보 단계에서 강조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이처럼 관객과 유리된 배경에는 필립스 감독이 개봉 전 외부 의견 반영을 거부한 탓도 있다. 어느 영화든 응당 거치는 관계자 시사조차 하지 않겠다고 버텨 지난달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공개 때까지 객관적인 평가를 반영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커2′에 대한 반감은 국내에서도 동일하다. “예술병 걸린 감독이 관객을 우롱한다” “그냥 재미가 없다” “조커 보러 갔다가 가가 노래만 들었다” 등의 악평이 잇따랐다. 16일 현재 관객 59만명으로 ‘조커’ 관객(520만명)의 10분의 1 수준이다.
신정선 기자 viole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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