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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학기 중학생 3명 중 1명은 내신 수학 시험에서 60점을 넘지 못해 최하 등급(E)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등급 학생 비율이 50%를 넘는 학교도 10곳 중 1곳 꼴로 집계됐다.
13일 종로학원은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중학교 3277개교의 1학기 내신 시험 성적을 분석했다. 각 학교는 매년 9월말 학교알리미를 통해 내신 평균점수와 성취도별(A~E등급) 분포 비율을 공개하고 있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중학교 시험 성적은 90점 이상 A, 80점 이상 B, 70점 이상 C, 60점 이상 D, 60점 미만 E등급으로 표기된다.
전국 중학교 수학 내신시험 평균점수는 68.6점으로 집계돼 주요 과목 중 가장 낮았다. 국어(75.8점), 영어(71.8점), 사회(74.6점), 과학(71.3점) 등 다른 과목은 모두 70점 이상이었다.
올 1학기 전국 중학교 수학 E등급 비율. 자료 종로학원
평균점수가 낮은 건 그만큼 점수 낮은 학생이 많았기 때문이다. 수학 E등급 학생 비율은 35.2%로 국어(18%), 사회(21.9%), 과학(29.3%), 영어(29.6%)보다 많았다. 임성호 대표는 “하위 35%는 수능 9등급제로 치면 6~9등급에 속하는, 사실상 ‘수포자(수학 포기 학생)’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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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대면 수업이 멈춘 코로나19 유행 이후 더욱 심각해졌다”는 게 교육계 진단이다.
지난 6월 교육부가 발표한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보면 고 2 학생의 16.6%가 수학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 수준으로 나타나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9년 9%대였던 미달 학생이,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13.5%로 급증한 이후 꾸준히 우상향 한 결과다.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는 1수준(기초학력 미달)~4수준(우수)으로 구분하는데, 기초학력 미달은 교과 내용의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을 뜻한다.
교육당국은 각종 진단평가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학력 저하에 대응하고 있다. 교육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와 별개로 초등 3학년~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책임교육학년’으로 정한 초 3과 중 1은 전체 학생이 평가받을 수 있도록 권고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올해 처음으로 AI 기반 충북형 학습 플랫폼 ‘다채움’을 활용한 기초학력 진단 평가를 초등 1학년~고등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초등 4학년과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부산형 학업성취도 평가(BEST)’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정근식, 조전혁 후보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낸 5대 공약 중 첫번째를 학습진단치유센터 설치, 초등학교 지필평가 부활로 각각 제출했다.
다만 사교육 유발, 경쟁 심화 등 부작용 우려도 여전하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평가는 학생의 객관적인 장·단점을 분석하는 자료로만 활용돼야 한다”며 “석차를 공개하는 등 과거 줄세우기 식 시험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