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영화 '전, 란'을 보며 '흑백요리사'가 떠오른 이유
1,665 0
2024.10.14 15:48
1,665 0

[리뷰] 영화 <전, 란>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QvIVsA

xSUNqW
 

<전, 란>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화제를 모았다.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영화 축제에 OTT 상업영화를 간판에 내건 파격 행보였다. 박찬욱 감독의 제작사 모호필름에서 만들었고 박찬욱 감독이 각본에 참여했다고는 하나 각종 논란을 불러 모았다. 영화제 내내 진통을 겪었다.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를 두고 박도신 부집행위원장은 한마디로 "재미 있었다"며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는데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OTT 플랫폼에 프리 패스를 준 게 아니냐는 우려도 따랐다. 해외 영화제에서도 OTT 오리지널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전례가 있었으나 비상업영화였다. 내년 30주년의 해가 되는 때에는 어떤 얼굴로 맞이할지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는 개막작이 드디어 공개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있게 봤다. 영화제 아니면 볼 수 없는 대형 스크린의 프리미엄이 작용한 걸까. 무협 장르의 흔하디흔한 우정과 오해, 복수, 화해의 과정, 혹은 영웅서사를 굳이 조선으로 옮겨와야 했나 살짝 갸우뚱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액션 활극이란 장르에 충실한 볼거리에 눈을 떼기 힘들었다.
 

<전, 란>의 전복되지 못한 계급과 이름의 정체성은 현대에도 여전히 동등하게 작용하는 요소다. 왜란 7년 동안 왕은 누구든 나라를 위해 싸우면 면천시켜 준다는 조건을 내건다. 민중은 모든 것을 걸고 싸웠지만 신분 상승이 아닌 반역자가 되어 핍박당한다. 이름의 뜻이 바뀐 천영, 비빔밥처럼 세상을 아우르는 계의 상징이 된 범동의 이름값은 오늘날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전하는데 쓰인다.

 

생략 

 

신분제가 사라진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계급은 존재한다.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2024년 사람들은 수저론을 요리에 접목한 넷플릭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를 보며 열광했다. 백수저, 흑수저로 나눠 대결하는 플랫폼인데 경제적 불평등이 만연한 시대에 철저히 '맛'으로만 승부한다는 점에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유발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도 이름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백수저는 이름으로 불리고, 흑수저는 닉네임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마지막 대결에서야 나폴리 맛피아는 당당히 권성준이란 이름을 걸고 시그니처 요리를 선보인다. 재미교포인 에드워드 리는 미국 이름 대신 이균이란 한국 이름을 걸고 요리한다. 이름은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와 연결되는 궤적을 뜻한다.

 

천영, 범동의 이름값은 시대의 한계를 정면으로 맞서면서도 철저히 나아가는데 주력한다. 이를 통한 독립적 개체의 설립은 현시대에도 낯설지 않는 삶의 목적이며, 나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끊임없이 되묻는데 일조한다.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047/0002448799

 

공감도되고 내용이 좋아서 퍼옴

 

목록 스크랩 (0)
댓글 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닥터벨머💙] 민감 피부 매일보습솔루션 데일리리페어 3종 (토너, 모이스처라이저, 크림앰플) 증정 이벤트 646 10.08 75,340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051,03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776,87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781,836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6,133,96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2 21.08.23 4,902,03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924,90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1 20.05.17 4,487,03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8 20.04.30 4,954,01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663,12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24904 유머 재치 있는 거 같은 어느 여돌의 노래 제목.jpg 18:27 154
2524903 이슈 탄천 공영 주차장에 버려진 강아지+후기 .jpg 38 18:24 1,442
2524902 이슈 세븐틴 우지가 보컬팀 노래 제목을 ‘사탕’으로 지은 이유 3 18:24 298
2524901 이슈 고막 호강하고 개간지나는 기타학대 연주 1 18:23 184
2524900 유머 요리사 지망생들에게 주는 나폴리 맛피아의 조언 7 18:22 996
2524899 정보 요즘 한국인들 진짜 많이 가는거같은 여행지 3 18:22 1,017
2524898 이슈 미야오 인스타그램 필카사진 업로드 1 18:19 317
2524897 유머 흑백요리사 붐을 타볼려다가 본사에서 연락옴 13 18:19 2,651
2524896 이슈 [2024 MAMA] 남녀 그룹상 후보.jpg 44 18:19 1,879
2524895 이슈 오늘 더블유코리아 유방암 행사 참석한 나나.jpg (후방주의) 33 18:16 3,479
2524894 기사/뉴스 [단독]"제2의 노벨상 이어가야 하는데..." 인문·번역 내년 예산 뚝뚝 8 18:15 540
2524893 이슈 요새 대란이라는 다이소 근황..jpg 48 18:15 5,072
2524892 이슈 하이브 플랜에서 사라진 뉴진스 외의 또 한팀 29 18:15 2,964
2524891 이슈 [2024 MAMA] 남녀 신인상 후보.jpg 28 18:15 1,683
2524890 이슈 흑백요리사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녹음현장! 2 18:14 413
2524889 이슈 82MAJOR(82메이저) 2ND MINI ALBUM [X-82] '혀끝(Stuck)' MV TEASER #2 5 18:14 61
2524888 이슈 2024 마마 노미네이션 후보 발표 스트리밍 중 4 18:13 775
2524887 이슈 팬들 난리나게한 엔하이픈 단체 침대 셀카 1 18:13 906
2524886 정보 토스 행퀴 24 18:12 995
2524885 이슈 강아지 해외 이동 봉사 썰 4 18:12 1,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