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뉴욕 소호지구 플래그십 모습. 북미와 유럽 시장의 유니클로 성장의 새 동력이 되고 있다. 패스트리테일링
올해 글로벌 톱3 의류기업의 주가 추이. 구글 금융
유니클로의 국내외 매출 추이. 해외 비중이 빠르게 커지는 걸 알 수 있다. 패스트리테일링 전체 매출은 유니클로와 지유(GU), 띠어리 등 모든 브랜드를 합쳐 2024년 3조엔을 돌파했다.
유니클로 하면 어떤 이미지인가요. 가성비의 상징? 불매운동 대상? 아니면 히트텍 내복?
소비자에겐 친숙하다 못해 만만한 브랜드이지만, 기업으로 보면 그 규모가 엄청나죠. 유니클로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은 전 세계 의류 회사 중 매출 기준으론 3위, 시가총액으론 2위 기업입니다. 창업자인 야나이 타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일본 최고 부자이기도 하고요(2위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올해 50% 가까이 오른 주가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의 성장세도 놀라운데요. 마침 10일 따끈따끈한 연간 실적 발표를 내놨습니다.
3조1038억엔(약 27조1500억원). 10일 패스트리테일링이 발표한 2024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의 연간 매출액입니다. 전년보다 12% 증가하며 또 사상 최고 기록을 썼는데요. 창립 40년인 올해 처음 3조엔 선을 돌파한 거죠. 2013년 매출 1조엔을 기록한 뒤 11년 만에 3배로 불어났습니다.
세계 의류업계 1위인 스페인 인디텍스(자라) 매출액(359억 유로, 약 53조원)과 비교하면 아직 절반 수준이지만, 2위인 스웨덴 H&M(2360억 크로나, 약 30조6400억원)은 이제 상당히 따라잡았죠. 그래서일까요. 패스트리테일링 주가는 올해 49% 급등한 데 비해, H&M은 -3.4%의 저조한 성과를 보입니다. 인디텍스 주가 상승률은 +35%.
이번 실적 발표에선 무엇보다 이익 증가세가 놀랍습니다. 영업이익이 5009억엔(약 4.5조원)으로 1년 전보다 31%나 급증했는데요. 중화권을 뺀 나머지 해외 시장에서 유니클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죠.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이 돋보이는데요. 2년 전에야 간신히 적자 탈출에 성공했던 두 시장에서 올해는 매출과 이익 모두 수직 상승했습니다(영업이익 전년 대비 70% 안팎 상승). ‘유니클로는 아시아에서나 통한다’던 선입견을 확 깨는 실적인데요.
이제 유니클로는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의 2배 가까이 되는 진짜 글로벌 브랜드입니다. 물론 엔저 영향이 작용하긴 했는데요(같은 해외 매출도 엔화로 더 크게 잡힘). 20년 넘는 기간 동안 끈질기게 해외 시장을 공략한 결과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