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호주 AAP 통신 등은 호주 빅토리아주 경찰학교에서 발생한 이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빅토리아주 경찰학교에서 가정 폭력 사건을 교육하는 한 경찰 교관(65)은 지난 8일과 9일 교육생과 경찰학교 직원 앞에서 나치 경례 구호인 '하일 히틀러(히틀러 만세)'를 외치며 손바닥을 아래로 하고 오른팔을 비스듬히 올려 뻗는 나치 경례를 했다.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자 셰인 패튼 빅토리아주 경찰청장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패튼 청장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 1년 된 시기에 이런 일이 벌어져 유대인 커뮤니티가 느낀 슬픔과 고통을 더욱 악화시켰다"면서 "유대인 커뮤니티뿐 아니라 전체 사회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행동을 한 경찰이 40년 이상 근무한 경관으로 극단적인 견해를 가진 전력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나치 경례를 한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동기는 중요하지 않다"며 "그러한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라고도 했다. 해당 경찰은 11일 정직 처분을 받았으며, 기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3월 트랜스젠더 권리 증진 단체가 멜버른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자 이에 반대하는 단체 회원들이 나타나 트랜스젠더를 혐오하는 구호를 외치고 나치식 경례를 하며 시위를 방해한 일이 있었다. 당시 호주 빅토리아주에서는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갈고리 십자가)를 공개적으로 전시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해 이를 어기면 징역 1년이나 2만2000호주달러(약 20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했다. 하지만 나치식 경례는 처벌 대상에서 빠져있었다.

이 시위를 계기로 호주 연방법과 빅토리아주법은 공공장소에서 나치 제스처를 취하는 것 또한 범죄행위에 추가했다. 현지 언론은 이에 따라 해당 경찰관이 최대 징역 1년 또는 2만3000호주달러(약 21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호주 외에도 독일과 오스트리아,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스웨덴, 스위스와 러시아 등 여러 국가가 나치 경례 또는 이와 관련 있는 구호를 외치는 것을 법률로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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