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환, 김찬영 부부 역시 둘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과거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졌다고 느낀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8월 연애 10주년을 기념하며 처음으로 커플링을 맞추고, 자주 가던 동네 카페에서 프러포즈도 하고, 구청에서 혼인신고를 했다. 남편의 이름을 먼저 쓰고, 그 옆에 아내의 이름을 적는 혼인신고서 양식 때문에 각자 한 장씩 써서 따로 제출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애써 접수한 혼인신고는 10분 만에 ‘불수리 통지서’로 되돌아왔다. ‘동성 간 혼인신고로 불수리 처리함’ 한 줄만 적혀 있었다.
예상한 좌절이었지만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이어졌다. 통지서를 건네주던 담당 직원이 “결혼 축하드립니다”라고 인사한 것이었다. 구청 1층에 마련된 ‘혼인신고 포토존’에선 “남들 다 하는 것 우리도 하고 싶어” 대놓고 뽀뽀까지 했는데도, 지나가던 직원이 예삿일처럼 사진을 찍어주더니 “구청을 태그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달라”고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