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머 무라카미하루키 조차 맘대로 안되는것
4,753 13
2024.10.11 14:54
4,753 13
goTVbL

 (앞부분 생략) 그 시합에서 야쿠르트가 이겼는지 졌는지 지금은 생각나지 않지만, 쿄진(※거인, 즉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뜻함)의 타자가 때린 라이트 플라이만큼은 아주 상징적인 정경으로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플라이는 실로 그림을 그려 놓은 듯한 편안한 외야 플라이였다. 타자가 야구 방망이를 경기장에 내던지고는 머리를 갸웃갸웃하며 일루 베이스로 달려나가는 그런 플라이였다. 야쿠르트의 우익수(불쌍하니깐 이름은 특별히 감춘다)는 "올 라이트"의 몸짓으로 편안히 볼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평범한 광경이다.

 

 그러나 볼은 ㅡ믿기 어려운 일이지만ㅡ 우익수의 글로브로부터 오 미터 정도 뒤에 툭 떨어졌다. 바람도 잔잔하고 태양빛도 그리 눈부시지 않은 오후에 벌어진 일이다. 관객들은 모두 망연자실하여 한동안은 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얘, 네가 응원하고 있는 팀이 바로 이 팀이니?" 하고 여자가 주저하는 우익수를 가르키며 물었다.

 "음, 그래." 라고 나는 대답했다.

 "다른 팀을 응원하는 게 낫지 않겠어?" 하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나 그녀의 당연한 충고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도 한결같이 야쿠르트의 팬이며, 한살한살 나이를 먹을 때마다 조금씩 정이 깊어만 가는 듯한 기분까지 들 정도이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고, 이렇게 된 게 옳은지 어쨌는지에 관해서도 확신이 안 서는 부분이 있다. 좀 좋지 않은 예이지만 "지나치다 우연히 만난 인연 쯤으로 여긴게 꼬리를 끌어" 지금에 이르렀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야쿠르트를 응원함으로 해서 얻을 수 있었던 자질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바로 패배에 대한 관대함이다. 지는 것은 싫지만 그런 일을 일일이 마음에 깊이 묻어두고 있다가는 도저히 오래 살아 남지 못하리라는 체념이다.




야구..



목록 스크랩 (0)
댓글 1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멜론🍈] 맡겨줘 덬들의 인생 플리,,,✨100만원, MMA티켓, 맥북까지! 선물과 함께 찾아왔어요🎶 214 10.05 71,290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007,41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724,58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707,239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6,065,82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2 21.08.23 4,864,67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907,19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1 20.05.17 4,462,61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8 20.04.30 4,931,61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635,178
모든 공지 확인하기()
491884 유머 @ : 조교님이 단위 안썼다고 0점 주는데 그래도 되는건가요? 13 17:22 1,444
491883 유머 책📚 정말 읽기 싫은 사람만 보세요 48 17:19 1,312
491882 유머 샤이니 키가 어떤 아~뤼스트 인지 알게 되신 사모님 (feat. 핑계고 모닝 부동산) 18 17:12 1,956
491881 유머 내가 좋아하는거 싫어하는 사람보다 내가 싫어하는거 좋아하는 사람이 더 힘듦.twt 20 17:09 1,289
491880 유머 별의 커비 근황 21 17:09 1,751
491879 유머 오늘자 엄마 들어올때 나가려다 실패했던 후이바오🩷🐼 3 17:03 1,127
491878 유머 이번주 주말 일산에 5만명 + @ 모일 예정 (안전유의!) 10 16:58 2,538
491877 유머 동탱 얼굴에 이름쓰는 루이바오🐼 8 16:55 1,373
491876 유머 @: 한강씨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는데 이 뭐... 헌팅포차 얘기하기싫네요 12 16:54 2,231
491875 유머 실버타운 준비하는 박소현이 언급한 멤버 리스트(나혼산 실버타운ver 존버🙏).jpg 9 16:53 1,564
491874 유머 @ : 하드모드로 하고 싶었던거 아냐? 3 16:51 1,047
491873 유머 팬미팅에 너무 진심인 이동욱... 9 16:51 1,492
491872 유머 후이바오🩷🐼 오늘자 후이가 웃는 이유는? 17 16:43 1,340
491871 유머 사육사 문 염탐하는 푸바오🐼 5 16:37 1,761
491870 유머 펠루컨이 되고 싶었던 루이바오🐼 (하찮음 주의) 18 16:35 1,594
491869 유머 매일이 리즈인 후뚜니 후이곰쥬 후이바오🩷🐼 15 16:31 971
491868 유머 팬한테 연애조언 하는 엔믹스 릴리 19 16:19 1,329
491867 유머 신세경 인터뷰 사진 레전드.jpg 16 16:18 2,530
491866 유머 흑백요리사) 잘익은 뇌절은 개쩌는 홍보와 같다.jpg 21 16:13 3,963
491865 유머 나한테 달려와서 안기는 아기판다 🐼 30 16:07 2,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