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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원덬이가 좋아하는 한강 책 문장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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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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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JFpXXS

 

 

혼한테는 몸이 없는데, 어떻게 눈을 뜨고 우리를 지켜볼까.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도륙된 고깃덩어리들이 아니어야 하니까,

필사적으로 묵념을 하고 애국가를 부른거야.

 

<소년이 온다>

 

 

이제 당신에게 내가 흰 것을 줄게.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을.

오직 흰 것들을 건넬게.

더 이상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게.

이 삶을 당신에게 건네도 괜찮을지.

 

삶은 누구에게나 특별히 호의적이지 않다.

 

<흰>

 

 

세상에는 서서히 미쳐가는 사람들도 있는거 아닐까요?

서서히 병들어가다가 폭발하는 사람 말예요. 

줄기가 뻗어나가다가, 한없이 뻗어나갈 듯 하다가,

 그 끝에서 거짓말처럼 꽃이 터져나 오듯이. 

그런식으로 터져버리는 거죠.

그래요 오래 잘 참은 사람일수록 더 갑자기.

 

나는 외로움이 좋았다. 

외로움은 내 집이었고, 옷이었고, 밥이었다. 

어떤 종류의 영혼은 외로움이 완성시켜준 것이어서, 

그것이 빠져나가면 한꺼번에 허물어 지고 만다

 

<검은 사슴>

 

 

...... 왜, 죽으면 안되는 거야?

 

이 모든 것은 무의미하다.

더이상은 견딜 수 없다.

더 앞으로 갈 수 없다.

가고 싶지 않다.

 

그녀는 이미 깨달았다.

자신이 오래전부터 죽어 있었다는 것을.

 

아무도 날 도울 수 없어.

아무도 날 살릴 수 없어.

아무도 날 숨쉬게 할 수 없어.

 

자신은 정상적인 인간인다.

또는 제법 도덕적인 인간인가.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는 강한 인간인가.

확고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 질문들의 답을 

그는 더이상 안다고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아무 문제 없는 것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순간들이었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살아가면 되는 것 아닐까. 

 

산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그 웃음의 끝에 그녀는 생각한다. 

어떤 일이 지나간 뒤에라도, 

그토록 끔찍한 일들을 겪은 뒤에도 

사람은 먹고 마시고, 용변을 보고, 몸을 씻고 살아간다.

때로는 소리내어 웃기까지 한다. 

아마 그도 지금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 때, 

잊혀졌던 연민이 마치 졸음처럼 쓸쓸히 불러일으켜지기도 한다.

 

<채식주의자>

 

 

시간이 정말 주어진다면 다르게 살겠다고,

망치로 머리를 맞은 짐승처럼 죽지 않도록, 

다음번엔 두려워하지 않을 준비를 하겠다고,

내 안에 있는 가장 뜨겁고 진실하고 명징한 것,

그것만 꺼내놓겠다고.

무섭도록 무정한 세계,

언제든 무심코 나를 버릴 수 있는 삶을 향해서.

 

그러지 마, 라고 그때 말했어야 했다. 

그러지 마. 우리 잘못이 있다면 처음부터 결함투성이로 태어난 것뿐인걸.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설계된 것뿐인걸. 

존재하지 않는 괴물 같은 죄 위로 얇은 천을 씌워놓고, 

목숨처럼 껴안고 살아가지 마. 

잠 못 이루지 마. 악몽을 꾸지 마, 누구의 비난도 믿지 마.

 

<노랑무늬 영원>

 

 

인생과 화해하지 않았지만 다시 살아야 했다.

 

살고 싶어서 너를 떠나는 거야.

사는 것 같이 살고 싶어서.

 

꿈이란 건 무서운 거야.

소리를 낯춰 나는 말한다.

아니, 수치스러운 거야.

자신도 모르게 모든 것을 폭로하니까.

 

그러나 여전히 깊이 잠들지 못한다 여전히 제대로 먹지 못한다.

여전히 숨을 짧게 쉰다.

나를 떠난 사람들이 못 견뎌했던 방식으로 살고 있다, 아직도. 

 

물속으로?

응, 잠수하는 거지.

왜?

건지고 싶은 사람이 있었을 거 아니야. 그래서 돌아본 거 아니야?

 

사람이 그렇게 많았는데, 옷가지 한 장 신발 한 짝도 없었어요.

총살했던 자리는 밤사이 썰물에 쓸려가서 핏자국 하나 없이 깨끗했습니다. 

이렇게 하려고 모래 밭에서 죽였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작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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