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디킹ㆍ주류사업장ㆍ제주소주 철수 추진
신세계건설 상장폐지에 SSG닷컴 등도 구조조정
신세계그룹이 정용진 회장의 지휘 아래 고강도 체질개선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수익이 부진한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는가 하면 인력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등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그동안 정 회장은 부회장 시절 스타필드·노브랜드 등 '세상에 없던' 혁신을 이뤘던 것과는 다소 반대되는 행보로 '정용진의 신세계'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신세계그룹
7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올 3월 정용진 회장 취임 후 그룹 내 사업 재편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면서 어느정도 사업개편이 예견된 일이었지만 하반기부터 사업 매각·수장 교체 등 선택과 집중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그룹 내 미운오리로 꼽히던 비효율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신세계푸드의 스무디킹코리아와 신세계L&B의 주류사업장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계열사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음료 브랜드 스무디킹코리아는 내년 10월 한국에서 철수한다. 신세계푸드는 2015년 10월 스무디킹 한국 사업권 지분을 인수해 운영해 왔다.
그러나 국내에서 커피·음료 프랜차이즈 시장이 커지면서 '스무디'만으로 경쟁력을 키우기엔 무리가 있었다. 실제 스무디킹 매출은 ▲2021년 82억원 ▲2022년 67억원 ▲2023년 61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감소 추세를 보였으며 지난해에는 89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장 수 역시 2021년 305개에서 지난해 기준 169개까지 줄었으며 현재는 90여 곳만 운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종합주류 계열사인 신세계L&B도 재정비했다. 최근 신세계L&B는 올해 주류 전문매장 '와인앤모어'의 4개 매장을 폐점한 데 이어 연내 2개 매장을 추가로 정리할 예정이다. 이마트가 2016년 야심차게 인수한 '제주소주'도 마찬가지다.
제주소주는 2021 그룹 내 사업 효율화를 명목으로 신세계L&B에 흡수 합병됐지만 지속 적자로 지난 6월 물적 분할돼 사실상 매각 대상에 일찌감치 낙점됐다. 제주소주의 영업손실은 ▲2021년 7억원 ▲2022년 16억원 ▲2023년 21억원으로 매년 커졌다.
지난달에는 이마트의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상장폐지도 단행했다. 신세계건설 대주주 이마트는 약 390억원을 들여 신세계건설 잔여 지분 전량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서기로 했다. 신세계건설은 부동산파이낸싱 투자실패로 재무부담이 커지면서 2022년 이후 2년 연속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이마트 실적 악화의 최대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정 회장의 결단은 이커머스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6월 SSG닷컴과 G마켓 대표를 각각 교체하고 두 사업장 모두 인력 감축을 결정했다. SSG닷컴의 경우에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기존 강남 사옥에서 KB영등포 타워로 이전하기로 했다. SSG닷컴은 지난 2018년 이마트에서 분리한 이후 2022년 강남 역삼동 센터필드로 본사를 옮겼다.
하지만 법인 설립 이래 SSG닷컴의 영업손실이 누적되면서 비용 절감이 불가피해졌다. SSG닷컴은 올 상반기에만 매출 8086억원, 영업손실 309억원을 냈다.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31억원가량 개선됐지만 매출은 4.7% 하락했다. 이에 SSG닷컴은 자회사 W컨셉과 함께 내년 2월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은 곳으로 본진을 옮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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