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K-pop(케이팝) 인기로 음반 제작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이 급증하면서 환경오염 문제가 지적 받고 있다. 과대포장을 방지할 부과금 체계 개선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음반 판매량에 부과된 폐기물부담금,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 분담금은 앨범판매량 증가율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음반 제작량을 살펴보면 △2021년 5807만장 △2022년 7626만장 △2023년 1억 546만장으로 꾸준히 31%~38%씩 증가하는 데 비해 연도별 폐기물 부담금은 전년도 대비 △2021년 105.5% △2022년 101.1% 증가하다 △2023년 1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PET, 필름, 합성수지 등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에 부과되는 EPR 분담금 역시 △2021년 49.7% △2022년 110% △2023년 67.6%씩 증가하면서 추세 비교가 어려운 실정이다.
2022~2023년 음반 제조업자별폐기물부담금 부과 및 납부현황을 보면, 폐기물 부담금을 납부한 기획사 중에서는 2022년엔 하이브가 72만9147kg의 플라스틱 앨범을 제작하며 1억332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2023년에도 하이브는 140만5057kg의 앨범을 제작해 가장 많은 부과금(1억5071만1830원)을 납부했다. 이 밖에도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환경부는 연간 10톤 이하의 플라스틱 앨범을 제작하는 기획사에 플라스틱 폐기물 부과금을 면제해주고 있다. 2022년에는 14개소 중 6개소가 10톤 이하로 부담금을 면제받았고, 2023년에는 11개소 중 5개소가 면제를 받았다. 각각 3만5027kg, 1만6710kg에 해당되는 플라스틱 앨범이 부과금 면제 대상이었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기획사는 500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톤 이상의 앨범을 제작하는 기획사가 열 군데 내외에 불과한 점을 볼 때, 부담금 면제 대상에 해당하는 대다수 기획사가 발매한 '숨겨진 플라스틱 앨범'은 상당한 양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용우 의원은 "K-POP이 발전하면서 팬덤에 기대 굿즈 등을 끼운 실물앨범 판매가 난립해 환경오염이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환경부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대책조차 없는 것이 답답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유명 아이돌 팬클럽에서는 '플라스틱 앨범의 죄악'이라는 자체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면서 "정부부처는 플라스틱 부과금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