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의 2022시즌 통합 우승 주역 중 한명인 좌완 투수 고효준은 지난 4일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평소처럼 강화 퓨처스구장에 출근했는데, 김재현 단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구단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며 아쉽지만 이제 작별을 하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1983년생 올해 41세인 고효준이지만, 사실 '빠른 83'이라 최근 현역 은퇴한 추신수, 김강민 등 1982년생들과 '같은 나이'다. 오승환과 함께 현역 최고령 투수로 분류된다.
파란만장한 프로 인생의 또 한 챕터가 닫혔다. 고교 졸업 후 롯데 자이언츠 지명을 받아 입단했지만 1년만에 방출됐고, 이후 SK 와이번스에서 본격적으로 프로 인생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후 KIA 타이거즈에서 다시 롯데 그리고 LG 트윈스를 거쳐 SSG까지. 이중 롯데와 SSG(전신 SK)는 두번이나 유니폼을 입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던 고효준이다.
방출 통보를 받은 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고효준은 "섭섭하다기보다는 아쉬웠다. 후반기에 1군에서 부진했다면 받아들일 수 있었을텐데, 6월 이후로는 콜업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었다. 2군에서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올라갈 기회가 없어)그게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효준은 "은퇴를 생각했다면, 제 나이 또래의 선수들은 보통 시즌 중반부터 결심을 굳히고 준비한다. 구속 140km가 안나오면 은퇴를 해야겠지만, 저는 아직 자신이 있다. 구위 문제도 없고, 몸 상태나 체력 등 모든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은퇴를 할 상황이 아니다. 부상이 있었던 햄스트링도 남들보다 회복이 빨랐고, 부상 여파도 오래가는 편이 아니라 지금은 전혀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고효준은 "내년을 준비하려면 변화구가 하나 더 필요하다고 봤다. (1군 마지막 등판이었던)KT전에서 로하스에게 포크볼을 던져 홈런을 맞았고, 그 후로 한동안 포크볼을 안던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봉인 해제를 해서 점검을 마쳤다"고 돌아봤다.
고효준은 "여러 팀을 옮겨다니고, 한 팀에 두번 들어가기도 했지만 팀을 바꾸는 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야구를 계속 할 수 있냐, 없냐가 문제일 뿐이다. 어느 팀이든 우승이라는 목표를 바라보며 달려가는 분위기는 똑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다시 유니폼을 입고 SSG 선수들, 팬들 앞에 서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고효준은 "계속 야구를 하고싶은 마음 뿐이다. 다른 팀이더라도 다시 유니폼을 입고 인천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으로 인사를 드리고 싶다. 제 개인적으로는 내년에 사활을 걸고 준비하겠다"며 현역 연장 의지를 강하게 불태웠다.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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