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보기 정상 작동했다면 사망자 7명 중 5명은 살았을 것"
20년 된 에어컨 전선서 발화…호텔 측 문제 알고도 조치 안 해
2004년 준공된 이 호텔을 2017년 5월 인수한 A씨는 1년 뒤 모든 객실의 에어컨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영업 지장 등을 우려해 전체 배선을 바꾸지 않고 기존 전선을 계속 쓴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에어컨 설치 업자는 전선의 길이가 짧아 작업이 어려워지자 기존 전선에 새로운 전선을 연결하고도 절연 테이프만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설비기술기준에 따르면 에어컨 전선은 통선(하나의 전선) 사용이 원칙이며 불가피하게 두 전선을 연결할 경우 습기나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각종 안전 조치를 해야 한다.
이후 호텔 관계자들은 에어컨 정비 기사로부터 전선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조언을 듣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에어컨 정비 기사는 '2018년 말부터 2020년까지 여러 차례 '올해도 배선 상태가 엉망'이라고 호텔 측에 얘기했다고 한다"며 "총 63개 객실 가운데 15개 객실은 맨눈으로 볼 때도 20년 된 전선의 상태가 부실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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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번 화재 후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이유로 처음 불이 난 810호 객실 현관문에 '도어 클로저'(자동 닫힘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사실을 가장 먼저 꼽았다.
이 호텔 객실문은 상대적으로 방화 성능이 좋은 '갑종 방화문'으로 설치돼 있었지만, 도어 클로저가 없어 불이 난 810호의 객실문은 화재 당시 활짝 열려 있었고 연기가 복도와 위층으로 급속히 퍼졌다.
방화문은 항상 닫혀 있거나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닫히는 구조여야 한다.
또 호텔 측이 환기를 이유로 7∼8층 복도의 비상구 방화문을 '생수병 묶음'으로 고정해 열어둔 상황도 피해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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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당시 경보기가 울리자 호텔 매니저 D씨가 일부러 기계 작동을 멈춘 사실도 수사 결과 드러났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 올라간 그는 화재를 확인하고 다시 1층으로 내려와 화재경보기를 다시 켰으나 이미 '골든타임' 2분 24초가 지난 뒤였다.
경찰은 사망자 7명 가운데 7∼8층 투숙객 5명은 화재경보기가 꺼지지 않았다면 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D씨는 경찰 조사에서 "예전에 화재경보기가 잘못 울려 투숙객들의 항의를 받은 적이 있다"며 "비상벨이 울리면 일단 끄고 실제 화재인지 확인 후 다시 켜는 것으로 내부 방침이 정해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https://v.daum.net/v/20241008161425067